특히 수도권과 인접한 대전·충남 지역 대학병원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대학 병원들은 고가의 암치료 장비를 들여오거나, 저명한 전문의를 영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열린우리당 강기정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수도권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지방 환자 수는 194만 명이었다. 특히 서울과 인접한 충남지역에서만 32만 명의 환자가 수도권에서 진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을지대병원 임두혁 홍보팀장은 "아무래도 암 환자 등 고치기 어려운 난치병의 경우 대전지역이 서울과 가깝기 때문에 많이 빠져나가는 편"이라며 "대전 충남지역이 서울지역으로의 환자 유출이 가장 많다"고 밝혔다.
을지대병원은 2~3년 전부터 지역 환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교수들을 확보해 왔다. 신경외과 김한규 교수, 흉부외과 김길동 교수, 영상의학과 양승오 교수 등은 전국에서도 이름 난 의사들이다.
을지대병원은 여기에 최근 감마선으로 뇌수술을 할 수 있는 '감마나이프'를 도입했다. 이는 한 대에 40억 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의료장비. 감마나이프’는 종전의 두개골 절개를 통한 수술과 달리 출혈은 물론 감염·마취에 의한 합병증의 우려도 없다. 국내에서는 1990년 서울 아산병원이 첫 도입한 이래 최근 전체 뇌수술의 20%를 감마나이프 수술로 대체할 정도로 각광받고 있다.
을지대병원은 "뇌에 종양이 생기거나 뇌혈관에 병변이 있으면 대개 두개골을 열어 수술을 하는데, 이런 한계를 극복한 것이 감마나이프"라며 "이는 무혈 뇌수술의 혁명으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을지대병원은 작년 하반기 이 장비를 도입, 지난 2월까지 뇌종양 환자 45명에게 시술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 병원은 암진단 고가 장비인 PET-CT(양전자단층촬영 CT)도 지난 2004년 5월, 대전지역 대학병원 중 가장 먼저 도입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건양대병원도 지난달 암진단 고가 장비인 PET-CT와 암 치료 장비인 '로봇사이버나이프'를 도입, 암센터를 오픈했다. '로봇사이버나이프'는 암세포에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쏘여 치료하는 장비로, 그간 국내에서 이 장비를 보유한 곳은 원자력병원과 강남성모병원이 유일했다.
특히 건양대병원이 이번에 들여온 '로봇사이버나이프'는 기술적으로 4세대에 해당한다. 신체 어느 부위라도 방사선 수술을 할 수 있도록 개발돼, 몸에 칼을 대는 수술이 필요하지 않고, 치료 중 고통도 느끼지 않는다. 또 움직임 동기화(Moving Tracking) 시스템을 갖춰, 환자가 호흡하는 데에 따라 움직이는 암 부위를 자동으로 추적해 치료한다.
건양대병원은 로봇사이버나이프 도입에 60억 원, PET-CT 도입과 암센터 건립에 40억원, 총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건양대병원 성경모 홍보팀장은 "지역의 암환자들이 서울로 많이 가고 있어, 지역 의료서비스 제고 차원에서 고가의 장비를 들여와 암센터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충남 천안의 단국대병원도 환자들의 서울 원정진료에 대응하기 위해 진료환경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05년 PET-CT를 도입한데 이어 최근 초고속 64채널 CT와 MRI 장비를 추가 도입했다. 단국대병원은 "최근 의료 장비 구입 예산만도 1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뇌와 심장질환의 정밀진단을 위해 지난달 SPECT-CT(단광자단층촬영 CT)를 도입했다. SPECT-CT는 환자둘레로 돌며 해부학적인 영상을 촬영, 뇌와 심장질환의 정밀진단을 가능케 하는 고가의 의료장비다.
지난 12일에는 소화기잘환에 대한 당일 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소화기센터를 개소했다. 송일한 소화기센터장은 "소화기센터의 시설과 장비, 인력을 확충해 혈액검사, 내시경초음파 검사, CT 등 환자가 병원을 방문한 당일 꼭 필요한 검사를 받고 귀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