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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어지는 상아탑】스승과 소통하고 싶다
‘학생은 있어도 제자는 없고, 선생은 있어도 스승은 없다’는 세태 속에서 학생들은 스승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아직까지는 학생들이 스승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각 대학 관계자들의 전언이지만 학생들이 느끼는 스승은 여전히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라는 게 일반적인 지적.

일례로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이 2002학년도 학사과정 졸업생 2천1백51명을 상대로 대학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항목별로 물은 결과 ‘지도교수의 학생 지도 및 상담에 대한 만족도’의 경우 2.35점으로 보통수준인 3점대를 넘지 못했다.

동의대가 지난달 발표한 신입생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학생들은 교수에게 요망하는 사항으로 ‘대화를 통한 인간적 지도’(39.7%)를 으뜸으로 꼽았으며 ‘충실한 강의’(33.8%)가 그 뒤를 이었다.

세태 변화와 함께 스승과의 간극을 벌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대학교육 풍토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학부제 실시이후 소속감이 없어지면서 학생들은 누가 지도교수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교수 역시 누구를 챙겨야 할지 모르는 것이 요즘의 대학 현실이라는 것.

자연히 학생들이 교수에 대해 느끼는 친밀도도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고려대 학생생활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재학생 실태조사를 보면 학과 교수와의 관계가 ‘친숙하다’고 답한 학생은 16.7%인 반면, ‘소원하다’는 응답은 58.6%에 달했다. 학생들은 교수와 소원한 이유에 대해 ‘만날 기회의 부족’(64.6%)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평소 학생들과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애쓰는 교수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학기초 마다 학과 전체 학생들에게 자장면을 사주시는 교수님이 계세요. 누구나 꼭 먹어야 하는데 즐거운 시간으로 학생들이 좋아합니다.”(고려대 문지선 양)

스승과 직접적인 충돌(?)이 잦은 학생회 대표들이 전하는 스승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크다.

한 대학 학생회 간부는 “학내 문제로 부딪힐 경우 학교 측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보직교수를 볼 때 스승이라기 보다는 학교당국에 고용된 직원으로 느껴질 정도로 실망스럽다”고 토로한다.

나아가 자신의 학문 영역에만 몰두, 정치·사회·경제 등 사회 현안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는 스승이 드문 현실도 학생들이 아쉬워하는 대목.

경희대 정우철군(경제4)은 “대학교육의 실용성이 강조되면서 학생들에게 이상과 비전을 제시하기 보다는 학문적 소양을 주입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우리 대학의 현실”이라며 “유대관계가 더욱 약화되고 있는 사제지간의 관계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양희 기자 (yanghee@unn.net) | 입력 : 02-05-13 오전 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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