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전국여교수연합회(이하 전여연)의 새로운 사령탑을 맡은 신혜경 서강대 일본학과 교수가 포부를 밝혔다. 일본에서 15년 동안 지냈던 경험을 살려 일본 여교수들과 함께 여성 문제에 머리를 맞댄다는 계획이다.
올해로 아홉 돌을 맞은 전여연은 산하에 강원, 대구·경북, 대전·충남,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 전북 총 6개 지방 지회를 둔 전국 규모 연합회로, 창립 이래 매해 6월과 12월 두 번씩 학회를 열었다. 여교수의 지위 향상과 복지, 여학생의 커리어 개발, 고용 대책, 직장 여성의 탁아 문제 등 실질적인 주제를 다루었고, 많은 성과를 일궈냈다.
올해 사업 중 가장 큰 목표는 일본 여교수들과의 교류. 신 회장은 이를 위해 지난 1월 일본을 방문해 소피아대, 쇼와여대와 접촉하고 ‘여성들의 만혼에 따른 가족·사회·인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이나 3월쯤 일본 여교수들을 국내로 초청하고, 내년에는 일본에 가서 학회를 연다. 현재 주 한국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일한문화교류재단의 협조도 예정되어 있다.
“그동안 여학생은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결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 여학생은 취업이 필수고 결혼이 선택이다. 주위에도 30대인데도 결혼하지 않고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많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서 최근 급격히 진행되는 현상이지만 일본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일본과 공동 연구를 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이와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교육’과 ‘탁아’ 문제다. 신 회장은 이 두 가지를 해결하지 못하면 만혼, 저출산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여연은 오랫동안 이 문제를 제기했었다. 2년 전 당시 김진표 교육부총리도 ‘시의적절한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 임신·출산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근본적으로 교육, 탁아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니까 결혼이 늦어지고 아이 낳기를 꺼리는 것 아닌가. 저출산은 가족 문제 뿐 아니라 인구·경제와 직결한 문제다. 빨리 해결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그동안 여교수 지휘향상을 위해 채용비율을 늘리자는 주장도 계속 제기할 예정이다. 4년 전 ‘국·공립대 여교수채용목표제’를 밀어붙였던 경험을 살려 올해는 목소리를 더욱 높이겠다는 각오다.
“여교수 채용 비율이 적은 것은 여성들의 능력이 떨어지거나 머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사법고시 합격률만 해도 여성 비율이 더 높은 시대다. 결국 문제는 ‘사회적 인습’ 아니겠나. 남자들이 사회 리더 역할을 맡도록 하는 사회 구조가 문제라고 본다. 인재를 받아주는 그릇이 남자에게 기울어져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전여연은 여학생의 커리어 향상에도 신경을 쓸 예정이다. 교육부, 여성부, 산자부를 찾아 채용확대를 위한 협력을 계속해서 요청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책의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해 모종의 ‘조치’도 생각하고 있다. 차기 회장을 뽑을 때 차차기 회장을 미리 뽑아 회장을 도우면서 함께 일하도록 하는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신 회장은 이에 대해 “단순히 한 해 동안만 사업을 이어가는 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