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GMO) 식품이 좋지 않다는 생각은 과학적 합리주의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훈장을 받은 나도선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일류 국가 진입을 위한 국민들의 과학적 합리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과학적 합리주의가 부족해서 생기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산 콩이나 케찹 등의 수입에 거부감을 갖는 것이나 새만금, 천성산 터널, 방패장을 반대하는 것은 모두 '맹목적 억지'라며 힘줘 말했다.
여성과학자로 프랑스 최고 명예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첫 수상한 나 이사장이 이끄는 한국과학문화재단은 196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설립, 올해로 마흔 돌을 맞았다. 윤일선 전 서울대 총장, 김용완 이정림 정주영 전 전경련 회장과 이상희 김시중 전 과기부 장관 등 쟁쟁한 인물의 뒤를 이어 나 이사장이 2005년 3월부터 21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재단은 '과학과 국민을 이어주는 희망의 징검다리'를 표방, 현재 과학전문포탈 '사이언스올닷컴'(www.scienceall.com) 운영과 함께 오프라인 사업으로 쉽고 재미있는 과학교과서개발, 방과 후 과학교실, 생활과학프로그램 개발 등 과학교육과 과학문화 저변확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21일 방문한 서울 대치동 소재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실엔 언론사 등 외부 인사들의 잦은 발길로 사무실이 좁게 느껴졌다. 과학적 합리주의 확산을 위한 재단의 노력이 그만큼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프랑스로부터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장' 을 받았다. 어떤 의미가 있나.
“‘레지옹 도뇌르’는 1802년 나폴레옹 1세(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제정한 것으로 프랑스인들이 가장 영예롭게 생각하는 최고 훈장이다. 원래 큰 공적을 세운 군인에게 수여됐으나 오늘날에는 문화, 종교, 학술, 체육 등 각 사회 분야에서 큰 공을 이룬 프랑스인과 외국인에게 주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불수교 120주년을 맞아 실시한 파리과학탐방 등 한-프랑스간 과학문화협력 기반 조성을 좋게 평가한 듯 하다.”
- 과학 분야에 비해 우리나라 대학과 국가 경쟁력은 다소 뒤지고 있다. 해법은.
"세계적 제약사인 화이자의 연구비 규모가 우리나라 전체 연구비 예산과 비슷하다. 과학입국과 대학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 대학 연구비 지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BT의 한계를 전망한다면.
"일부에서 인간복제를 우려한다. 하지만 그건 한마디로 불가능한 일이다.
BT는 무병장수, 무공해, 에너지 문제해결 등 좋은 것만 가져올 것이다. 인간복제 등 나쁜 것을 시도할 사람은 절대 있을 수 없다.
저는 미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만 먹는다. 이 분야 전문가로 누구보다 유전자변형식품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미국사람들이 오래전부터 먹고 나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증명해 보이지 않았나? 유전자변형을 통해 토마토의 육질이 10% 이상 좋아지면 관련 산업이 그만큼 좋아진다. 맹신이 아닌 과학적 합리주의로 접근해야 한다.
일류국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일류 국민이 전제돼야 한다. 일류국민이 되려면 무엇보다 과학을 알아야 한다.”

- 최근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하다. 이공계의 여성기근현상까지 지적되고 있다. 여성 과학 인력의 ‘태두’로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이공계가 인문계보다 승산이 더 높다.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분야가 이공계다. 실험실에서는 남녀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과학을 알아야만 개인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사회가 오고 있다. 일부 학생들 가운데 수학 때문에 이공계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수학을 못해도 이공계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많다. BT가 대표적이다.”
- 재단의 어떤 역할과 활동에 중점을 두는지.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토대인 과학문화가 우선해야 한다. 음악이나 미술처럼 과학도 문화의 일부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엇보다 국민의 과학문화 접근성을 높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 과학콘텐츠 보급, 차세대과학교과서 개발, 방과 후 과학교실, 생활과학프로그램 개발 등 과학교육지원을 확대해 과학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나도선 이사장은 =▲49년2월 경기 수원 출생▲ 경기여고(67년), 서울대 약학과(71년) 졸업, 美 북일리노이大 생화학박사(82년)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 울산대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교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자연과학분과위원회 부위원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 ▲남양알로에 생명약학학술상, 과학기술부 연구개발상(88년), 한국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기술진흥상 최고상. 진흥상(2005) ▲저서 <대한민국 파워우먼 42인의 좌충우돌 성공기 - 나는 다시 태어나도 과학자이고 싶다>(2005. 여성부), <여성, 과학을 말하다>(2005. 양문출판사), <대한민국대표과학자 20인이 추천하는 내 인생을 바꾼 책>( 2006. 서울문화사), <과학기술인! 우리의 자랑>(2006. 양문출판사)
<대담=본지 이인원 회장, 정리=이경탑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