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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위엔(語言)대에서 전 중국 한국어 백일장 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마침 성균관대 사범대학과 학부대학이 주최하는 행사였기에 심사위원의 한 사람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올해 초 사범대 학장으로부터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유도하고, 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함양 등을 목적으로 중국에서 한국어 백일장을 열 계획을 구상 중에 있다고 전해 들었다. 요즘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시의 적절한 행사인 것 같아 중국에 오기 전까지 내심 기대가 컸다. 마음 한편에는 과연 어느 정도의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이 행사에 참여할 지 궁금하기도 했다. 한류가 밀려오기 이전에 중국인들은 철저하게 중화(中華)적인 관점에서 한국을 평가해 왔던 것이 사실이고, 학생들의 인식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편으로는 언론에서 말하는 한류의 실체를 체험하고, 한류의 바람이 중국 학생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막상 중국에 도착해서 많은 학생들과 한국어 관련 교수들을 만나보니 그들이 갖고 있는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우리가 생각하는 기대치 이상이었다. 이번 행사를 치르면서 중국 베이징을 포함한 전 중국에서 한국어과를 개설한 대학의 수가 총 56개교에 이르고, 학생 수만 해도 5000명이 넘는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이러한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았다고 한다. 광둥(廣東)성에서 온 한 교수는 한류의 열풍으로 각 대학마다 한국어과 신설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 현황 및 실태에 관해서는 정확히 아는 바가 없다면서 이번 행사가 갖는 의미가 아주 크다는 점을 오히려 우리에게 강조했다. 중국 최북단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온 교수는 한국어를 전공하는 교수의 수요가 많다보니 많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는 말할 것도 없고, 석사 학위도 없이 교수로 임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해 주기도 했다. 백일장에 참여한 학생들의 글쓰기 수준은 각 학교에서 선발된 학생들이어서 그런지 상당히 수준급이었다. 특히 입상한 학생들의 한국어 쓰기 능력은 한국 학생들과 비교해 봐도 손색이 없는 글이었다. 은상을 수상한 학생은 한국인의 애국심과 단결 정신, 성실성을 말하면서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과 월드컵 때의 붉은 악마, 정주영 회장의 현대자동차 등을 예로 들어가며 글을 전개했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한류의 영향이 일부 연예인들이나 드라마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한국이란 나라의 문화 전반에 걸쳐 있음을 확인케 해 주는 글이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학생과 함께 기차 편으로 12시간 걸려 베이징에 온 시안(西安) 외대 교수가 만찬 도중에 들려준 귀엣말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이 같은 행사는 학교 차원이 아니라 적어도 한국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곳 중국인들이 갖는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대한 열정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입니다. 한국 정부에서 이런 좋은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