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수업거부와 함께 국회와 보건복지부 등지에서 1인시위 등을 벌여온 학생들은 △약사법내에 한약국을 명시하고 한약사회 조항을 신설할 것 △한약을 개봉금지 예외 대상으로 지정할 것 △한약사의 조제권을 침해하는 1백처방 규제 철폐 △한방 의약분업의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은 "보건복지부가 한약사 제도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약사회와 한의사회 등 이익단체의 기득권 다툼에 밀려 무원칙한 보건행정을 펴고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학과를 유지하고 신입생을 모집하는 것은 선의의 피해자만을 양산하는 것이기에 차라리 폐과를 시켜달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한약학과가 폐과되면 정부와 관련 이익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처럼 학생들의 수업거부가 장기화되면서 각 대학에서는 집단 유급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경희대와 원광대는 4학년을 제외한 1∼3학년이 지난 9월10일부터 수업을 거부하고 있으며, 우석대는 전체 학년이 수업거부를 벌이고 있어 정상적인 학사일정에 따르면 원광대는 지난 12일 유급시한을 넘긴 상태이며 경희대는 26일, 우석대는 29일이 유급시한이다.
학교측에서는 학생들이 늦어도 내달 초까지 수업에 복귀하면 학사일정을 신축적으로 운영, 방학중 보강이나 계절학기 등을 통해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나 학생들은 정부가 한약사제도 개선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 한 자퇴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태동자체가 졸속행정으로 학과가 신설돼 결국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약사법을 개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원광대 한 관계자는 "송천은 총장이 3개 대학 총장 협의를 통해 정부 관계부처에 학생들의 의견이 수용이 가능하도록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우석대의 경우 학부모 20여명이 지난 13일 '학부모협의회'를 구성하고, 보건복지부 및 청와대 항의방문 등을 벌일 예정이다.
전국한약학과학생협의회 이용승 대외협력국장(경희대2)은 "한방 분업이 안돼 한의사의 처방조제를 기대할 수 없고, 한약국을 개업해도 1백방 이내에서만 조제를 할 수 있어 기존의 한약 조제약사면허를 가진 약사와 다를 게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한방 의약분업을 시행하든지, 아니면 약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석대 한약학과 강인탁 학생회장은 "국회에서 한약사협회가 제출한 약사법 관련 조항이 개정된다면 수업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약학과는 지난 93년 '한·약(한의사·약사)분쟁'당시 타협안으로 한약사제도와 함께 96년 경희대와 원광대에 이어 98년 우석대에 각각 신설됐으나 한방 의약분업이 이뤄지지 않고, 관련 법률 및 제도가 정비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