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박사 등 모든 학위가 가짜였음이 밝혀진 신정아 교수 사건으로 동국대가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히 이번 일로 동국대 인사 시스템이 도마에 오르는 한편, 당시 홍기삼 총장과 김영배 이사장이 신 교수 채용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국대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신 교수의 박사 학위가 허위였음을 최종 확인했고, 당시 임용과정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일 학사지원본부장은 “2005년 9월 신교수 임용 당시 학교차원에서 직접 예일대로 사실 확인 조회를 했고, (예일대 박사가 맞다는) 팩스 답장이 와서 신뢰할 수 있는 자료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동국대가 신 교수 임용 당시 예일대로부터 받았다는 팩스 문건이 가짜라고 보도돼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팩스 문건이 예일대의 학력확인서 양식과 다르다는 점이 예일대 대외협력처 직원에 의해 확인됐기 때문. 이에 대해 조의연 동국대 경영관리실장은 “양식에 맞지 않았다는 얘기만 확인됐지, 실제로 예일대에서 발송했는지의 여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며 “예일대에서도 자체조사를 한다고 했기 때문에 기다려 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에는 동국대 이사였던 장윤스님이 신 교수의 박사학위와 논문표절 의혹을 제기한 뒤 3개월 뒤 해임됐다. 당시 임용택 현 이사장(영배스님)은 “신 교수 학위는 진짜다. 자리를 걸고 책임지겠다”며 여러 이사들을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져 ‘신 교수 비호 의혹’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동국대 관계자는 “필동 병원 매각과 관련한 검찰 고발로 장윤스님과 이사장의 사이가 안 좋았다”며 “당시 이사장은 신교수의 학위가 진짜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4년 장윤 이사는 동국대가 필동병원 매입과정에서 매입가를 높게 책정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으나, 무혐의로 판결된 바 있다.
동국대 인사검증 시스템도 도마에 올랐다.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고려대의 한 교수는 “박사학위증을 교모하게 위조하면 학교로서는 검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학위를 수여한 대학의 담당자에게 직접 확인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본부가 주도하는 교수 특별채용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된다. 이종옥 동국대 교수회장은 “학과에서는 같은 분야 교수들이 있기 때문에 교수 임용 전 검증이 가능하다”며 “신교수 건은 대학본부에서 진행해 이런 검증절차를 거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외국 유명대학 ‘간판’에 혹하는 국내 대학 풍토도 지적된다. 신 교수는 금호미술관 큐레이터(1997~2001년), 성곡미술관 학예실장(2002년~), 예일대 박사학위(2005년)의 화려한 이력을 가졌다. 한 동국대 관계자는 “예일대에서 학력확인을 받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특별채용을 해서라도 데려와야 할 인사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국대가 그녀의 학력확인에만 매달리고, 성정증명서나 학위논문 등을 꼼꼼하게 챙기지 못했다는 비판은 면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