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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차리자”···대학은 지금 주식회사 붐
기술지주회사법 통과, 회사 자금 조성 활발
대학가에 ‘주식회사’ 붐이 일고 있다. 이주호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산학협력 기술지주회사법’이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대학이 회사를 설립하고 자(子)회사 지분을 관리, 주식배당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한 게 법의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라 기술·특허권을 보유한 학교들은 시행령이 마무리되는 올 연말 이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회사 차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현재 포스텍, 한양대를 비롯, 산학협력단 기술 이전이 활발한 TLO(기술 이전 전담조직) 선도대학을 중심으로 이러한 움직임은 구체화하고 있다.

여기에 교육부가 대학 주식회사 수익금에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방안까지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이러한 열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탄탄한 자금 바탕으로 기술지주회사 준비


포스텍은 혈액으로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는 학교기업 ‘NSB 포스텍’을 기술지주회사법 시행령이 마련되면 즉시 산하 자회사로 돌릴 예정이다. 이외에도 BT·IT·NT 등 첨단산업에서 교수들이 ‘괜찮은’ 아이템을 제시하면 포스텍에서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포스텍 생명공학센터 송완흡 행정지원팀장은 “전국 168개 학교기업을 운영하는 대학 중 어지간한 매출을 올리는 대학은 모두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겠느냐”고 예고했다. 현재 학교기업 체제 하에서는 그다지 큰 수익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아울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기술지주회사의 상속세·증여세 일부 조항과 이중 과세 문제, 지분에 대한 비과세 문제들이 해결되면 이러한 현상은 가속이 붙을 것이라 내다봤다.

한양대는 1년 전부터 공인회계사 한 명과 변리사 세 명을 고용, 기술지주회사 관련 회계 문제까지 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른 대학과 차별화하는 아이템을 발굴·선정하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장건희 한양대 학술연구부처장은 “3,4년 전부터 대학들이 대동소이한 기술을 내놓아 실속 있는 아이템을 선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특허심의위원회도 마련하는 등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 학술연구부처장은 아울러 회사 설립과 관련한 자금과 관련 “산학협력단을 운영하면서 적립한 기금과 자체적으로 조성한 기금도 있다. 산업은행, 실험실 벤처, 창업보육센터 등에서 펀딩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5년 전부터 회계사를 중국 상해 지사에 보냈다”며 중국을 겨냥한 벤처기업의 진출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기술로 자금 확보할 것” 기금 조성 나서


포스텍과 한양대가 탄탄한 자금을 바탕으로 회사 설립에 뛰어든다면, 다른 대학은 ‘기술’을 바탕으로 기금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는 학교기업 ‘라츠인터랙티브’를 내세워 기술지주회사를 모색하고 있는 동명대가 대표적인 예.

노태정 동명대 산학협력단장은 “문제가 많은 학교기업 정책을 보완한 게 기술지주회사법”이라며 “뛰어난 기술과 노하우를 가지고도 수익을 못 내는 대학으로서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 기업 하에서 정부가 주는 돈은 인력 유지도 못하는 형편이고 연구개발비도 모자라다”며 “내년 1월부터는 라츠인터랙티브를 기술지주회사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정보대는 추진단을 마련, 전국을 돌며 학교 기업을 홍보해 투자를 받아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재 경남정보대는 기능성 신발을 만드는 ‘슈미트’와 제과업체인 ‘KIT푸르’, 웰빙음식 전문 ‘KIT 바이오웰푸드’ 등 3개 학교기업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경남정보대 편도삼 홍보팀장은 이에 대해 “단장인 홍보처장과 3개 아이템을 담당하는 교수들을 포함, 총 9명으로 추진단을 꾸려놓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산업협력기금으로 적립한 20억을 밑천 삼아 시행령이 공포 되는대로 전국을 돌며 본격적인 기금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수익 높지만 위험도 커. 신중한 움직임 필요”


하지만, 기술지주회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학교기업보다 수익률은 높지만 그에 따르는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박근태 부산대 기술사업부장은 “산학협력단 자체에서 6명을 뽑아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우선 시행령이 어떻게 나올지 검토부터 철저히 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박 기술사업부장은 대학의 기술지주회사 움직임에 대해 “많은 대학이 하겠다고 했지만 사실 서울 일부 대학 외에는 개념 파악도 제대로 하지 않은 학교들도 있다”며 확실한 준비가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산학협력단 창업·기술지원팀 김지룡 과장은 “대학이 보유한 기술과 관련, 학내 시스템과 제도 정비, 내규 마련이 먼저”라며 “일단 내부 단속부터 한 뒤에 시작해도 늦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카이스트 산학협력팀 기술사업화 이임희 팀장은 “당장 실행하기보다는 앞으로 법이 어떻게 전개될 지 검토하고 있다”면서 “회사의 상호출자 등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일이 많다. 리스크 검토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성공 가능성이 있는 기술만 펀드가 조성된다”며 무엇보가 기술을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그는 또 “펀드를 받아 나중에 사업화하더라도 졸작이 나오면 학교 명예만 떨어지고, 사회의 지탄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07-07-24 오후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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