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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간브리핑]"교육부, 삼성주식 740억원 앞에서 마음 바뀌었나"
전문가들 `돈 앞에서 마음 바뀌었나`

교육인적자원부는 삼성 이건희 회장과 그의 가족이 낸 기부금의 일부인 삼성에버랜드 주식(4.25%, 740여억원)을 매각해 직접 장학 사업을 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주식 매각 자금을) 민간에 맡겨 장학 사업을 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민간 장학재단인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이사장 신인령)에 운영을 맡길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교육부는 자신들이 직접 장학 사업을 하기 위해 이달 초 '삼성기부금 운영 규정'(교육부령)을 제정했다. 산하에 교육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한 기부금 운영위원회도 최근 만들었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의 전체 직원 11명 가운데 9명을 교육부 퇴직 직원으로 채우려다 비난받기도 했다. 현재 재단에 남아 있는 교육부 퇴직 직원은 2명이다.

◆ "교육부가 맡는다"=교육부가 기부금의 일부를 주식으로 갖게 된 것은 상속.증여세법 때문이다. 삼성그룹 측은 당초 민간 장학재단에 기부금을 맡기려 했다. 하지만 공익 재단은 특정 기업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조항 때문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막내 딸 고(故) 윤형씨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 지분(8.37%) 중 4.25%를 정부에 맡긴 것이다.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을 출범시키는 역할을 한 재단운영준비위원회에서도 기부금은 전액 민간 재단에서 관리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준비위 위원장이었던 박승 전 한국은행총재는 "교육부가 장학 사업을 한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교육부 측은 "삼성이 교육부에 위탁한 740여억원을 재단에 맡겨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 5월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교육부는 기부금 운영위원회를 설치한 데 이어 정부 재단인 학술진흥재단의 장학지원실에 별도 팀을 최근 설치했다. 25일 에버랜드 주식을 매각하기 위한 주간사를 선정하고, 10월 중 공개 매각하는 업무를 추진하는 한편 교육 소외 계층을 위한 장학.복지 사업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교육부 서영주 여성교육정책과장은 "민간에 위탁해서는 안 된다는 민원 접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 "교육부 손 떼라"=교육부의 장학 사업에 대해 가장 당황한 곳은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이다. 재단 측은 당장 정관부터 바꿔야 한다. 정관 중엔 '교육부로부터 위탁받은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5조2항)는 조항이 있다. 이름을 밝히기 거부한 재단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의 요구로 정관에 조항까지 넣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딴 소리냐"며 "돈 앞에서 입장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세대 경제학과 이영선(한국경제학회장) 교수는 "정부는 정치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민간이 장학 사업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나성린 교수도 "교육부가 하면 직원들 자리 늘리는 데 쓰는 등 행정 비용이 더 들어 낭비가 심하다"며 "기존의 민간 장학재단 등에 넘겨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삼성 기부금=삼성 이건희 회장과 그의 가족이 지난해 2월 경영권 변칙 승계 의혹이 일자 대국민 사과와 함께 내놓은 기금이다. 현금 외에 상장.비상장 주식이 포함돼 있어 삼성 측이 발표한 기부금 규모(8000억원)와는 차이가 있다. 지난해 10월 설립된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이 6932억원을 가지고 현재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다. 교육부는 삼성으로부터 에버랜드 주식(4.25%)을 기부받았다.<중앙일보>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7-07-25 오전 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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