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6년 문을 연 이후 고대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온 장백서원은 1억2천여만의 빚을 남긴 채 지난달로 임대계약이 끝나자 김용운 대표가 폐점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장백서원이 사라진다는 소식을 접한 고려대생은 방학중 자발적으로 '장백서원비상대책위원회(insa.jinbo.net)'를 꾸리고, 출자운동을 통해 자본금을 모아 벤처 서점으로 재탄생 시키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것.
학생들의 지원사격에 힘을 얻은 김용운 대표는 일단 서점을 이전키로 대책위와 의견을 모아 지난달 30일 고려대 전철역 주변의 지하공간으로 이사를 감행했으며, 출자금이 모이는 대로 새로 서점을 오픈하기로 했다.
현재 대책위는 재학생과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출자를 받아 자본금 5천만원의 주식회사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아래, 한 구좌당 10만원씩 출자를 받고 있다. 8월말까지 3백여만원을 출자받은 상태로, 개강과 함께 장백서원이 지니는 '자치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대자보 활동과 자료집 발간 등을 벌일 예정이다.
대책위 출자팀장 성이호경군(고려대 의학과 본과2)은 "학생들만의 모금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졸업생들과 인문학 서점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출자를 받을 계획"이라며 "인문학 서점 전체에 대한 문제제기와 여론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10월달에 문화제를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김용운 대표는 "사회과학서점은 운영난 때문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다시 경영악화에 빠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면서 "장백이 다시 문을 열게 되면 역사, 철학, 문학 등 주제별로 전문화된 인문학 서점으로 경쟁력을 갖춘 지역서점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장백서원은 지난 97년에도 전세보증금이 없어 철거당하자 고려대 학생과 교직원들이 삼짓돈을 털어 보증금을 마련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