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산학협력단장 겸 연구처장을 맡고 있는 서판길 교수(생명과학·55)가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선정하는 ‘이 달의 과학기술자상’ 8월 수상자로 뽑혔다. 서 교수는 성장호르몬이 체내에서 성장과 발육을 조절하는 신호전달 메커니즘을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 신호전달 과정은 매우 정교하고 복잡해 지금까지 성장호르몬에 의해 인체의 성장, 분화가 어떻게 활성화되고 억제되는지에 대해서는 규명되지 않았다.
서 교수는 성장호르몬이 자신의 수용체와 결합하면 ‘포스포리파제 C-감마1’이 잭2(Jak2)라는 타이로신 인산화 효소에 의해 활성화되어 세포의 성장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어 포스포리파제 C-감마1이 PTP-1B라는 탈인산화 효소와 결합하면 뇌에서 분비된 성장호르몬의 신호전달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포스포리파제 C-감마1이 신호전달을 적절히 억제하는 일종의 ‘조절 스위치’ 기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것은 물론, 하나의 분자가 신호전달 과정에서 신호를 켜고 끄는 스위치로서 생리현상을 조절할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서 교수의 이 같은 연구성과는 지난해 11월 ‘네이처’의 자매지로 세포생물학분야의 권위지인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에 게재된 바 있다. 과기부는 “성장호르몬 조절 이상으로 생기는 당뇨, 암, 대사성 질환 등의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신호전달 과정을 분자 및 세포 수준에서 규명한 지금까지 연구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동물 모델을 개발해 생체 내에서 그 기능을 규명하고, 이를 신약 발굴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