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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 국제적으로 저평가돼”
[인터뷰]김광조 초대 인적자원정책본부장…강점분야 특화로 내공 쌓아야
“대학-기업 평행선 달려선 경쟁력 있는 인재 양성 힘들어…공론장 만들터”

“경쟁력 있는 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과 기업의 역할이 조화롭게 같이 가야 되는데 우리는 지금 평행선을 달리는 측면이 있다. 서로 관점이나 이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만들겠다.”


지난 1일 출범한 인적자원정책본부 초대 본부장에 김광조 전 교육부 차관보가 임명됐다. 김 본부장은 교육부 내에서 인적자원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로 통한다. 행정고시 22회 출신으로 세계은행 인적자원개발국에서 3년 반 동안 일한 적도 있다. 인적자원총괄국장을 거쳐 대학지원국, 인적자원정책국, 평생학습국 등을 총괄하는 차관보를 직전까지 지냈다.


17일 현판식을 앞두고 지난 9일 만난 김 본부장은 “국내 상위권 대학은 국제적으로 저평가된 측면이 많다”며 “세계 100위권 안에 드는 것도 좋지만 숫자에 연연하기보다 강점 분야를 특화해 내공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 교육현장에서는 인적자원정책본부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것 같다.


“국가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역량을 개발해서 적재적소에 잘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제성장의 혈로를 뚫고 사회통합을 이뤄야 하는 절박한 필요에 의해 인적자원개발과 관련된 정책이 국가의 중요 정책의제로 대두됐고, 인적자원개발회의도 대통령이 위원장인 국가인적자원위원회로 격상됐다. 그 일을 사무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출범한 것이 정책본부이다.”


- 정책본부는 어떻게 구성되나.


“크게 보면 3국 체제로 되어 있다. 기존의 인적자원개발 정책을 조정하는 부서가 있고, 정부 재정이 투자되는 사업의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평가해서 다음 단계의 정책결정과정 혹은 재원배분 단계에서 활용하기 쉽게 하는 일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일이 인적자원의 양성과 활용,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나 데이터를 생산·분석해서 유통시키는 거간꾼의 역할이다. 예컨대 미래의 인력수요나 공급과잉이 어디서 일어나고 어떤 숙련된 기술과 역량이 필요한지를 예측·전망하고, 그걸 공개해서 대학과 기업, 학생과 학부모가 활용할 수 있게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 교육부 내 대학지원국 등과의 역할분담은 어떻게 되나?


“교육부 산하조직이기 때문에 고등교육과 관련한 기본적인 정책방향이나 역할분담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고등교육과 관련된 기본적인 정책결정이나 현안은 지금처럼 대학지원국에서 담당하게 된다. 정책본부는 정부 전체적인 관점에서 거시적이고 중장기적으로 투자 방향이나 투자한 사업에 대한 성과 평가를 담당한다. 예를 들어 ‘포스트 누리’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하는 문제는 단순히 교육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학과 관련을 맺고 있는 타 부처의 정책이나 관련 산업분야의 발전방향을 봐서 큰 틀을 정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정책본부가 할 수 있다.”


- 대학 재정지원사업도 정책본부서 평가·분석한 데이터의 영향을 받는 건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긴 안목에서 보면 그렇게 될 것이다. 그래서 똑같은 돈을 투자하더라도 성과가 많이 나고, 사회 전반적으로 성장을 끌어올 수 있는 쪽에 재원을 더 많이 투입하겠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이를 위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체계적·과학적·객관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재원배분 근거를 여기서 만들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부 직원뿐 아니라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노동부 등에서 한 사람 이상 다 받는다. 특히 평가분석 담당 국장은 민간 전문가를 공모해 뽑을 계획이다.”


- 기업에서는 대학 졸업생의 재교육에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고 하고, 대학은 기업이 투자도 제대로 안 한다고 불만이 많다.


“두 얘기가 기본적으로는 다 맞다. 한 사람의 쓸모 있는 인재를 만들려면 대학을 비롯한 양성기관이 담당해야 할 역할이 있고 사람을 쓰는 기업에서 할 역할이 있다. 그러니까 외국어 능력이라든지 정보통신기술을 비롯한 기술에 대한 이해, 리더십이나 대인과계 등 어떤 일을 하든 필요한 기본역량은 양성기관에서 맡아주고, 대신 어떤 업종이나 산업에 특화된 역량은 기업이 담당해야 된다. 이 두 가지가 같이 조화롭게 되어야 경쟁력 있는 인재가 만들어지는데 우리는 지금 평행선을 달리는 측면이 있다. 포럼이나 워크숍 등 서로 간에 이해나 관점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만들려고 한다.”


- 얼마 전 발표된 상하이 자오퉁대 평가에서 국내 대학의 100위권 진입이 또 실패했다.


“상하이 자오퉁대나 더 타임스 평가가 매우 과학적이라거나 전 세계 고등교육 종사자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지표를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 중 상위에 속하는 대학들은 국제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본다. 우선, 가르치고 배우는 매개 언어가 영어가 아니고, 노벨상 수상자와 같은 지표에 우리가 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OECD 장관회의에 참석해서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했다. 그래서 OECD 차원에서 ‘고등교육판 PISA’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 100위권 안에 드는 것도 좋지만 숫자에 연연하기보다 내공을 쌓는 게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이 잘 할 수 있는 강점 분야·기능을 특화해서 발전하도록 유도하고, 정부의 재정지원도 그런 방향으로 계속 밀고나가는 것이 대학도 좋고 국가도 좋다는 생각이다. 그 일머리를 트는 것을 우리 정책본부에서 하겠다.”


- 누리사업도 그렇고 구조개혁·수도권특성화 등 내년 이후 끝나는 대학 재정지원사업들이 많아 큰 틀을 다시 짜야 하는데.


“한 2~3년 후부터 새로운 프로젝트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 하는 문제는 다른 부처의 투자방향이나 재정지원사업과 연동되기 때문에 정책본부 차원에서 검토해 투자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프로그램 중심’과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조는 유지하되 긴 안목에서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투자를 하되 대학이 경쟁력이 생기도록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대학에서도 무조건 돈을 달라고 할 게 아니라 성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특화해 달라는 게 정부의 주문이다. 거기 맞춰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어떤 종류의 인력자원 양성이든 대학이 축이 될 수밖에 없다.”


- 현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가 ‘사람’ 말고 가진 게 뭐가 있느냐. 정권이 바뀌어도 이 일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확대될 것으로 본다. 정책본부의 조직이나 정원이 당초보다 축소되는 등 어려움은 있지만 외부 및 민간 전문가, 타 부처로부터의 유능한 인재 확보, 직원들의 역량 제고 등을 통해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권형진 기자 (jinny@unn.net) | 입력 : 07-08-10 오후 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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