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출신 스님이 영어로 불경을 가르친다는 얘기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신도 25만명의 국내 최대 도심 사찰인 능인선원(서울 강남구 포이동) 원장인 지광스님(智光.57. 속명 이정섭)도 학력을 속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광스님은 1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서울대를 다닌적이 없다"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지금까지 언론 등을 통해 서울대를 중퇴하고 한국일보 기자를 하다 지난 1980년 계엄 철폐와 검열 거부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신군부에 의해 해직된 것으로 알려져왔다.
이후 1984년 신도 7명과 함께 능인선원을 차린 뒤 서울대 출신 스님이 영어로 불경을 가르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신도들이 몰려들었다.
특히 후배 기자가 도와준다면서 쓴 사찰 소개 기사에서 그의 학력을 서울대 공대 출신이라고 했고, 이에 대해 지광스님도 나서서 부인하지 않으면서 거짓말이 커졌다.
그가 이처럼 학력을 속인 이유는 그가 서울고 3학년때 신장병을 앓으면서 대학 진학을 포기한 것이 발단이 됐다.
고교 재학시 공부를 꽤 잘 했다는 그는 자신의 친구들 모두 서울대를 들어갔고, 자신도 병이 아니었다면 어렵지 않게 서울대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자신의 학력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1998년 한국방송통신대학 영문과에 입학한 뒤 2002년 졸업했다.
방통대 학사학위 취득 후 동국대(선학)와 서울대(종교학) 석사학위를 땄다. 서류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었다.
그는 허위 학력에 대해 능인선원 간부 대다수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스스로 용기를 내지 못해 지금까지 혼자 가슴앓이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3~4년 전부터 능인선원 안팎에서 협박을 받았다. 최근 출판간담회에서는 '서울대 무슨 학부를 나왔느냐'는 질문에 가슴이 철렁했다"면서 "더 일찍 용기 있게 나서서 밝히지 못한 점을 뼈저리게 참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일로 한 사람이라도 가슴 아파하는 분이 있다면 정말 사죄를 드린다"면서 "앞으로 신도들을 만날 때마다 고백하고 참회하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진심으로 참회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부산 국제신문 회장직도 맡고 있으며, 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에서는 '간화선(看話禪.화두를 들고 수행하는 것)'을 주제로 한 논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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