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비리' 前서울공대 교수, 해임 정당"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이용해 10억원대의 연구비를 가로챈 전 서울공대 교수가 징계절차나 검찰 공소사실 등에 문제가 있다며 해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24일 연구비를 가로챈 혐의(사기)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해임된 서울공대 오모 전 교수가 "징계절차가 부당했고 사기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며 서울대총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대학측이 '부당한 연구비 집행'이라는 불명확한 징계사유로 충분한 사실관계 조사 없이 징계했다고 주장하나 해당 징계사유가 원고의 연구비 사기와 관련있다는 점은 충분히 알 수 있고 수사기관이 입증을 마친 사안에 대해 대학측이 반드시 자체 조사를 밟을 필요도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연구비를 받은 업체가 실제로 납품을 했다며 사기죄를 부인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서 "다만 빼돌려진 연구비는 발주처 소유이므로 '공금'으로 볼 수는 없는 만큼 '공금횡령' 징계시효인 3년이 아닌 2년의 징계시효가 적용돼 시효 밖의 범죄는 징계대상이 못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오랜 기간 대학교수로서 좋은 연구실적을 보인 점 등은 높이 평가할만 하나 세무서의 소명 요청에도 불구하고 계속 연구비를 빼돌렸고 범행 적발 후 처벌 감경에만 급급한 점,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국가공무원 신분에서 범행한 점 등에 비춰 해임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오 전 교수는 23년간 교수로 부임하면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기관에서 최우수논문상을 받는 등 13회 이상 수상했고 사재를 털어 대학과 학회에 15억원을 기부하는 등 토목공학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러나 그는 2000∼2003년 유령업체에서 각종 실험자재와 재료 등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 세금계산서를 작성하는 수법 등으로 연구비 1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대는 2005년 "검찰에 기소된 사실이 보도돼 대학의 명예를 훼손했고 연구비 관리규정을 위반한 데다 국가공무원의 성실 의무 및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오 전 교수를 해임했다.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