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3억5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전북대 교수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징역형을 유지해 형이 확정될 경우 해당 교수는 직위를 잃게 됐다.
전주지법 형사1부(서경환 부장판사)는 25일 연구재료비와 인건비를 부풀려 청구하는 수법으로 수억원을 챙기다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은 김모 교수(49)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원심 형량보다 가벼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형량이 낮아졌지만 징역형은 유지돼 현행 국가공무원 법에 따라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교수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허위 매출전표와 세금계산서를 이용해 금원을 편취˙횡령한 부분은 범행수법이 비난받아 마땅한 점, 편취 금액의 상당액을 개인 채무변제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범행을 도운 직원도 수천만원을 유용한 정황이 엿보이는 등 감독 소홀도 모두 피고인에 귀착되는 점을 감안하면 원심형이 다소 무겁지만, 벌금형으로 낮춰 선고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비슷한 방법으로 수억원을 챙기다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던 같은 대학 소모(59), 유모(45) 교수에 대해서는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2000만원과 3000만원씩을 선고했다.
이들 두 교수는 1심에서는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징역 2년에 집유 3년형을 선고받았었다. 김모 교수와 달리 이들은 형이 확정될 경우 교수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범행으로 마련한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치 않고 연구실 운영비나 연구원들의 활동비 등 공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대다수 대학에서 관행적으로 답습돼 온 문제로 일부 비현실적 연구비 지급 규정으로 인해 초래된 면이 없지 아니한 점 △피고인들이 같은 혐의로 재판 중인 다른 교수들과 달리 인건비 통합계좌를 통해 관리하는 등 개인계좌와 구분해 사용해온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들 교수들은 연구기자재 등을 구입한 것처럼 서류를 꾸미고 연구원 인건비 중 일부만 연구원들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를 계좌에 관리하는 등 각 1억9452만원과 2억7755만원씩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비슷한 방법으로 연구비 4억5317만원을 빼돌린 양모 교수(55)에 대해서도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한 원심형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