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사건' 동국대 권력개편 부르나
이사 과반수 교체 앞두고 종립학교관리위 주목
일부 종관위원 “이사들에 신씨사건 책임 물을 것”
이른바 '신정아 사건'이 향후 학교법인 동국학원(이사장 영배스님)의 권력구조를 개편하는 중요 기제로 작용할지 주목받고 있다.
동국대는 다음달 3일 열리는 종립학교관리운영위원회(이하 종관위)에서 13명 중 7명의 이사를 추천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선 이사중 과반수가 바뀔 수도 있다.
양진수 종관위 사무행정팀장은 "동국대 이사중 6명의 임기가 11월에 만료되고, 2명이 궐석"이라며 "최대 8명의 이사후보에 대한 복수 추천이 3일 열리는 종관위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신정아 사건'으로 인해 현재 동국학원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영배·영담스님의 '보림회'가 교체될지의 여부다. 최근 '신정아 사건'이 종단 전체의 문제로 확대되면서, 종관위 내에 현 이사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종관위는 현직 이사 한 명과 새로운 이사후보 한명을 복수 추천해 왔다. 현 이사들에 대한 책임론은 이중 현직 이사의 추천을 배제하자는 주장으로 표출되고 있다.
조계종은 의회격인 중앙종회와 정당의 기능을 하는 '종책모임'이 있다. 이들은 출신 사찰 등으로 묶여 총무원장 선거, 종단과 동국학원 운영에서 정책대결을 벌여왔다. 총무원은 행정부에 해당한다.
현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을 지지하는 화음·무량·무차회는 종단에선 여권이지만, 동국학원에선 비주류다. 지난 5월 동국학원 이사에서 장윤스님이 해임된 게 대표적인 사례.
장윤스님은 2004년부터 '보림회'가 장악한 이사회의 권력 구도를 역전시키기 위해 필동병원 매입 비리의혹, 신정아 전 교수에 학위 의혹 등을 제기하며 압박해 왔다. 이사직 해임 뒤에도 신씨 관련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며 반전을 시도했다.
그러나 화음·무량·무차회 소속 종관위원들이 현직 이사는 추천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정해, 현 영배스님(이사장)·영담스님(이사) 체제가 그대로 가지 않겠냐는 전망이 흘러나오는 것. 영배·영담스님이 속한 '보림회' 는 상대적으로 현 이사들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현재로선 현 동국학원 이사회의 권력구도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종관위원은 "위원들 사이에서 현 이사들을 추천하지 말아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며 "특히 화음회, 무량회, 무차회에서는 현직 이사들을 추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종관위원 15명 중 7~9명이 현 이사들을 추천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현 이사장과 이사회의 공동책임론'이 부각될 가능성도 높다. 사태가 종단 문제로 부각된 만큼 이사회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지난 28일 장윤스님이 청와대 개입설을 부인한 이유는 종단의 반발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특히 변양균 대통령 정책실장은 그간 불교계의 현안을 도맡아 처리해 준 인물로, 이번 사태로 인해 변실장이 위기에 몰리자 종단은 물론 불교계의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단 얘기다.
한 불교계 인사는 "예상했던 것보다 사태가 확산돼 그간 불교계를 도와주던 변실장이 낙마할 가능성이 점쳐지자 종단이 (신씨 문제에) 직접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선, 현 이사장 영배스님을 비롯해 그와 함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영담스님도 추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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