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9년 전국민 의료보험시대가 열렸지만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여전히 의료보험 사각지대에서 고통을 호소함에 따라 외국인 대상 별도의 의료보험조합 설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68년 5월 부산복음병원장이었던 장기려 박사를 통해 국내에 도입됐던 청십자운동(blue cross movement)의 부활을 주창한 것이다. 청십자운동은 1929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킴볼에 의해 시작된 의료보험제도로 국내의 전국민의료보험제도의 효시로 꼽히고 있다.
13일 한양대에 따르면, 이 대학 환경및산업의학연구소 소속 이영진(49세·사진) 연구원은 '국내 거주 외국인 보건의료제도 확립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박사논문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 중 직장과 지역의료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정상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가칭 '외국인 의료보험조합'을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불법 체류자를 포함한 국내 거주 외국인은 100여만명으로 추정된다. 이중 일부가 직장의보 등에 가입돼 있지만 대다수 외국인들은 가난 등의 이유로 정상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매년 100억여원을 들여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무료진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일부 외국인들이 무료진료를 기피, 각종 질환자들이 방치되어 전염성 질환자에 대한 관리체계 부족 등의 문제를 노출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외국인에 한해 무료진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내의 소외계층들로부터 '내국인 역차별' 시비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경제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외국인에 대한 인권과 건강권 보장 차원에서 외국인에 대한 합리적인 의료보험제도 확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보건복지부 산하 국제보건의료재단내에 (가칭)외국인 의료보험조합을 설치한 뒤 장기적으로 복지부 산하의 독립조합으로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