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은 학문과 연구를 즐기는 과정에서 오는 보너스일 뿐이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헤럴드 크로토의 말이다. 이는 어떤 지표상의 성공보다도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보다 중요함을 의미하는 대표적 표현이라 생각된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연세대 캠퍼스는 물리·화학·경제·의학 등 기초학문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의 지식을 접하려는 학자 및 학생들로 가득 찼다. 이는 단지 ‘노벨상’이란 인지도에 끌렸다기보다는 그동안 우리 학계와 사회의 관심사에서 주변부에 위치했던 기초학문 분야에 대한 강한 지적 목마름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과학경쟁력은 12위, 기술경쟁력은 6위이며 정부 연구개발 예산은 2006년 기준으로 7조 2천억 원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기초학문 분야에 대한 지원은 전체 연구개발비 대비 15.3% 수준으로 주요 선진국인 미국·독일·프랑스 등에 비해 미흡한 형편이다.
기초학문 분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세계 11위의 무역 규모를 유지함은 물론 향후 경제적 발전을 위해서도 기초 분야의 발전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기초 분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며, 보다 우려되는 것은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마저 매우 낮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연세대가 벌이고 있는 행사인 ‘연세 노벨포럼’은 인식의 전환과 관심 집중을 통한 기초학문 분야 발전의 작은 밀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세대는 지난 2005년 창립 120주년을 맞아 ‘연세비전 2020’을 선포, “연세대는 세계적인 연구 프론티어로, 글로벌 5-5-10(5년 내에 5개 분야에서 세계 10위권 수준 진입), SCI 총 논문 수 기준 세계 50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문구를 통해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표방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연구 프론티어’의 목표는 세계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01년부터 추진한 ‘연세 특성화 사업’은 직접비 250여억 원 투입을 비롯해, 간접비와 연구공간 지원 등 인프라 구축 및 연구 환경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지원 노력으로 관련 분야의 SCI 논문 등은 사업 전·후 시점을 기준으로 약 50%의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2007년 9월 현재 진행되는 ‘글로벌 5-5-10’ 사업을 통해 연세대는 SCI 논문 수를 기준으로 2005년 세계 104위, 2006년 106위를 달성하였고, 목표인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으로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고 있다.
이러한 성과들에도 불구하고 연세대를 포함한 국내 대학들이 국제적으로 저평가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국제적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를 높이기 위해, 또한 젊은 학생들에게 노벨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연세 노벨포럼을 개최한 것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연세 노벨포럼에서는 ‘창조성과 미래(Creativity and the Future)’를 주제로 교수와 학부·대학원생, 그리고 지적 호기심으로 가득한 일반인들의 참여의 장이 됐다.
물론 이번 포럼의 첫째 의의는 ‘연세비전 2020’의 주요 목표인 세계적 연구중심대학 도약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란 점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이번 노벨포럼이 기초학문 분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학생들에게는 노벨의 꿈을, 학자들에게는 도전을, 그리고 일반 국민들에게는 21세기 선진국 대열 진입에 대한 비전과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 더 큰 의의를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