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백헌 칼럼
송백헌의 어원산책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송백헌 칼럼]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겉으로는 어리석은 체하면서도 남 몰래 엉큼한 행위를 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민간에 전해온다.
옛날 어느 마을에 글공부에만 전념하는 가난한 선비 하나가 살았다. 이 선비는 가정 살림은 아내에게 맡기고 오로지 글 읽기에만 전념하다보니 굶기를 밥 먹듯이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아내는 조금도 이에 불평이 없이 훗날 남편이 출세하기만을 기다리며 어려운 나날을 극복해 나갔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선비가 출타했다가 저녁나절 돌아와 보니 아내가 무엇인가를 입에 넣으려다가 남편에게 그 광경을 들키자, 엉겁결에 그것을 항문이 있는 뒤쪽으로 감추는 것이었다. 순간 선비는 아내가 자기도 모르게 음식을 감춰 두고 혼자 먹고 있었다는 사실에 매우 불쾌감을 느끼고 아내에게 다가가 “지금 궁둥이에 감춘 것이 무엇이요” 하고 엄하게 다그쳤다.
남편의 갑작스런 추궁에 당황한 그 아내는 아무 대답도 못하고 있다가 마침내 “여보! 방바닥에 호박씨 하나가 떨어져 있기에 그것이라도 까먹어 보려고 입에다 집어 넣어보니까 그것마저 빈 쭉정이입디다.” 하고 울면서 민망스러운 목소리로 사실대로 자백하고 용서를 구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선비는 그런 아내의 말에 더 이상 말을 못하고 목이 메어 그 아내를 끌어안고 자신의 잘못과 무능함을 뉘우치면서 용서를 구했다. 그 아내 역시 남편의 품에 안겨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이러한 전설에서 연유되어 지금은 겉으로는 어리석은 체 하면서도 속으로 엉뚱한 짓을 하는 사람을 ‘똥구멍 혹은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는 사람’이라고 하게 되었다.
송백헌 칼럼 | 입력 : 07-09-18 오전 11:42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