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역도의 간판인 장미란 선수가 고려대에 미등록하면서 실업선수의 대학 입학 논란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장미란 선수는 2005년 고려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해 2년의 과정 수료 후 올해 초 3학년에 등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올해 원주시청에서 고양시청으로 팀을 이적하면서 자진해 대학 등록을 포기했다. 원 소속이었던 원주시청에서 선수등록 규정을 문제화하겠다는 의중을 감지, 장미란 선수가 자진해 등록을 포기한 것이다.
현재 장미란 선수는 미등록 제적 상태로, 향후 재입학을 해야 한다. 또, 최근 태권도 실업선수 12명이 장미란 선수와 동일한 상황에 놓여 재학 중이던 주간 학과를 자퇴하기도 했다.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지만 현재 많은 실업 선수들이 주간 학과가 있는 대학에 재학 중이고, 이전에도 많은 실업 선수들이 그렇게 대학을 졸업했다. 종목에 따라서 실업 선수의 80% 이상이 대학에 재학 중인 경우도 있다. 물론 대학의 주간 학과 재학을 의미한다.
대한체육회의 선수등록 규정 제22조(제한 조치)를 엄격히 적용한다면, 실업 선수들 중 현재 ‘1년 이상 5년 이하의 선수활동 금지’ 징계 대상자가 다수 잠재한 상태다. 굳이 소급한다면 수많은 선수와 지도자가 엄한 징계를 받아야 한다.
문제의 대한체육회 규정은 선수등록 규정 제 9조 ⓛ항으로서 ‘선수등록을 희망하는 학생은 본회 경기단체가 정한 절차에 따라 학교 운동부 또는 승인된 스포츠클럽(체육시설, 체육관 소속 포함)소속으로 선수등록을 한다’는 내용이다.
이 규정은 대학에 다니는 학생 선수들에게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실업선수가 대학에 진학하면 실업선수로서의 모든 자격을 포기하고 학교 운동부 또는 승인된 스포츠클럽 소속으로 선수등록을 해야 하는지가 문제가 된다. 반면 실업선수가 야간 학과로 등록하면 동 규정 제17조 ②항(등록변경)에 따라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실업선수가 소속팀으로 선수등록을 하고 주간이든 야간이든 대학의 일반학생으로 등록하는 것은 사실 이 규정과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다시 말해 실업선수가 소속팀의 선수 자격을 유지한 채 대학에 등록하는 것은 소속 팀과의 문제고, 아울러 학점을 이수해야 하는 대학과 선수 자신의 문제일 뿐이다.
혹자는 실업선수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운동도 허술해지고 대학 공부도 소홀해 지는 것은 아닌지, 혹은 대학에 학적만 걸어 놓고 학교와 적당히 타협해서 졸업장을 따는 것은 아닌지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 또한 실업선수 개인과 팀의 문제이며, 학사를 운영하는 대학의 문제다.
즉, 실업선수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문제는 마치 근로자의 대학입학이 가능한지와 같은 극히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다. 더욱이 현재처럼 실업선수가 대학 야간학과에만 진학이 가능하고 주간학과로 진학이 불가능한 행정 조치는 오로지 선수 자격만을 염두에 둔 관련 규정에 대한 편파적 해석 내지 적용의 오류로 밖에 볼 수 없다.
대한체육회의 선수등록 규정은 조항(제9조 ⓛ항과 제17조 ②항)에 따라 실업선수를 운동선수와 직업인의 이중 잣대로 규정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따라서 조속한 시일 내에 해당 규정을 개정?보완하여 제2의 장미란, 제2의 태권도 선수들이 나오지 않도록 적극 조치해야 한다.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대학교육의 기회를 상실했던 실업선수들이 더 이상 실업팀 간, 실업팀과 대학 간 갈등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멀쩡히 있다가 팀을 이적하려고 하면, 그리고 예민한 상황에서 상위의 성적을 올리게 되면 해당 실업선수의 대학 등록을 문제 삼는 치졸한 행위는 이제 근본적으로 멈추어야 한다.
선수들이 쉬쉬하면서 대학에 다녀선 더더욱 안 된다.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의 교육권은 보호되어야 한다. 실업선수들의 대학 등록 문제는 규정으로 제한할 수 없는 인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