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8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정 비준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협정은 4월초에 타결되었으나, 미 의회의 신통상정책 합의로 한미 양국은 추가 협의를 거쳐 지난 6월말 협정에 공식서명했다. 정부는 이후 협정 이행에 필요한 법령 개정 검토 작업과 보완대책을 마련했다.
한미FTA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익에 부합하는 협정을 체결했다는 정부 입장과 ‘받은 것은 없고 내주기만 한’ 협정이라는 반대론자의 의견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동일한 내용을 두고 극단적인 평가가 나오자 일반 국민들은 더 헷갈릴 수밖에 없다.
협정 내용이 방대할 뿐만 아니라, 분야에 따라 평가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어 협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통상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제기됐고, 금년 초 통상 분야 전공 교수들이 중심이 되어 한미FTA 협정 내용을 분야별로 검토·평가했다. 종합평가 결과는 85점 정도로, 중상급(B+) 수준. 시장개방, 무역규범, 역외가공, 금융서비스 등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서비스분야 협상 내용이 당초 목표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교육과 의료분야 개방이 포함됐다면 세계 최고 수준 협정으로 봐도 손색이 없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분야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에게 더 유리한 협정이라는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하지만 미국과의 FTA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물론 이 역시 사전에 예견되었던 일이다. 하지만 협정의 전체 내용을 평가하기 보다 특정 내용에 대한 입장에 따라 협정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아 반대논리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
손실집단이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 역시 손실계층에 대한 피해보상 및 구조조정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정치적인 이유로 한미 FTA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유럽(EU)와의 FTA가 한미 FTA 못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EU와의 FTA에 대해서는 조직적인 반대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한편, 우리 국회가 한미FTA 협정 비준안을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금년과 내년 상반기 대통령 선거, 총선 일정이 있어 내년 하반기로 미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한나라당과 통합신당의 대통령 후보가 한미FTA를 반대하고 있지 않아 금년 중, 혹은 늦어도 내년 초에는 비준 동의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다.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 의회는 FTA 비준이 쉽지 않다.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 등이 노골적으로 ‘미국에 불리한 협정’이라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우리가 먼저 비준절차를 밟는게 미 의회를 움직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협상은 상대가 있어서 우리나라에게 유리한 내용만으로 협정을 체결할 수는 없다. 전세계가 FTA 체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미국, EU 등 거대경제권과의 FTA 체결로 안정적 수출시장을 확보하고, 우리 경제제도를 선진화시켜 나가야 함은 자명하다.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세계경제는 통합되고 있고, 이런 환경에 적합한 경제제도와 관행 및 의식을 구비하지 않고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확보가 어렵다. 한미FTA는 이러한 방향과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착실한 협정이행과 더불어 적극적인 개혁 및 개방정책이 수반될 때 한미FTA 경제이익은 더 확대될 것이다. 국회가 경제적 시각에서 한미FTA를 평가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