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총장 권명광)는 9일 ‘창작과법연구센터’ 창립세미나를 열어 법학 분야와 미술·디자인 분야의 학제간 연구 및 실제 적용 사례를 논의했다. 홍익대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미술·디자인 분야의 법 연구를 특성화 시켜 로스쿨 유치에 나선다는 의지가 담겼다.
권명광 홍익대 총장은 “연구센터 설립은 학제적 연구 활성화와 법학교육 업그레이드의 의의가 있다. 지금은 법학과 미술·디자인의 접목 시도가 생소하지만, 지식문화시대의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일규 한국디자인진흥원장도 “미술·디자인 분야의 법적 보호는 FTA 협상 등에서 중요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관련 전문 연구센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홍익대 이순인 교수는 “디자인을 지적 재산권으로 인정해 보호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 지적재산권 보호제도는 의장법 위주의 지엽적 보호에 머물러 있다”면서 “창조성이 중시되는 디자인 분야에서는 특히 저작권 문제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법은 디자인의 창의성과 가치를 인정하고, 디자인은 법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추는 ‘공생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표자로 나선 한양대 박성호 교수는 원 저작자가 작품의 재판매시 수익의 일정비율을 배당받는 미술 저작물의 ‘추급권’ 문제를 제기했다. 박 교수는 “추급권이 최근 EU와의 FTA 협상에서 저작권 분야 주요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도 추급권의 입법화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현재 미술시장의 현황과 거래관행을 정확히 파악하고, 미술품의 공개경매제도 등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익대 안원모 교수는 디자인보호법·상표법·저작권법 등 기존 법들이 등록절차와 인정 범위 문제로 디자인을 충분히 보호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등록절차가 없는 부정경쟁방지법의 적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안 교수는 “부정경쟁방지법이 기존 보호제도와는 달리 다양한 차원에서 디자인 보호 노력을 하고 있다. 단 디자인 보호기간이 짧은 점을 보완해 실질적 보호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서울대 정상조 교수는 ‘소프트웨어 디자인의 법적 과제’를 발표해 웹미디어 상의 저작권 문제를 제기했고, 최성준 전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는 다양한 실제 디자인 관련 소송 사례를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세미나가 진행된 500여석 규모의 강당에는 학생들이 빈틈없이 들어차 로스쿨 유치 움직임에 따른 최근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조병길 홍익대 법과대학장은 “타 대학이나 단체에서 미술·디자인 관련 법 분야는 다루지 않고 있는 만큼, 연구센터 설립으로 홍익대만의 특성화 분야 설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