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전국사립대총장협의회 손병두 회;장 등 7개 대학 총장들이 지난 18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로스쿨 총정원 3,200명 이상 확대를 위해 공동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한명섭 기자 prohanga@hanmail.net
국회 교육위원회가 법학전문대학원 첫 해 총 입학정원을 1500명으로 하겠다는 교육부안에 대해 26일 다시 보고하라고 했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로스쿨을 준비해온 대학들이 “인가신청 거부에 동참하겠다”고 ‘보이콧’ 의사를 밝히면서 관심은 얼마나 총정원이 늘어날지에 쏠리고 있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도 ‘보이콧’ 동참= 전국법과대학학장협의회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올바른 로스쿨을 위한 시민·노동·인권·법학계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로스쿨 총정원을 더 확대하지 않으면 로스쿨 인가신청 자체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건국대, 조선대, 서울대, 중앙대, 단국대, 명지대, 연세대, 한국외국어대, 숭실대, 숙명여대, 국민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14개 법과대학 학장이 참석했다.
‘인가신청 거부’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누가 봐도 ‘합격권’이라 생각하는 대학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금까지 로스쿨 비대위의 공식 기자회견에 얼굴을 보이지 않았던 호문혁 서울대 학장과 홍복기 연세대 학장까지 직접 자리를 같이 했다.
홍복기 연세대 법대학장은 “정말 1500명 수준이라면 로스쿨 제도 자체의 취지를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인가신청을 거부할 것”이라며 “성명 발표 때 참여한 서울대와 참여 안한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 학장은 “경쟁할 때야 각 대학 능력에 따라 하는 것이지만 총정원과 관련해서는 각 대학별 입장이 있을 수 없다”며 “몇 개 대학만 잘 돼서 뭐하느냐”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던 고려대 역시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박기갑 고려대 법대 부학장은 “따로 회의를 가졌는데 정부가 계속 1500명을 고집할 경우 ‘보이콧’할 의지가 있다”며 “다만, 당장 신청을 거부하겠다고 하기보단 정부에도 재고할 시간을 좀 줘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총장들의 결심도 중요하다. 사립대총장협의회와 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 로스쿨 비대위는 오는 23일 오전 7시30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로스쿨 총정원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조율할 예정이어서 대학가의 ‘보이콧’ 움직임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공’은 다시 국회로= 관심은 26일 있을 국회 교육위 재보고에서 과연 총정원이 늘어날지에 쏠린다. 김신일 교육부총리가 국회 교육위에 로스쿨 총정원안을 보고한 것은 법률에 총정원을 미리 국회 소관 상임위에 보고하도록 나와 있기 때문이다. 애초 정부안에는 없던 이 ‘국회 사전 보고’에 대해 교육부와 국회의 법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김 부총리는 “결론(1500명)과 내용(산출 근거)이 모두 부실하니 다시 보고하라”는 교육위 결정에 “법이 정한 대로 법무부 법원행정처와 협의해 결정하고 그것을 미리 보고하라 한 법 규정대로 오늘 미리 발표한 것”이라며 “법이 정한 역할과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18일 정례브리핑에서 “교육부가 절차를 통해 결정한 사안이다.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육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총정원만 보는 경우가 있는데 사법시험은 당분간 유지된다. 두 가지를 통합해서 전체적인 법조 인력에 대한 증원 계획을 포괄적으로 고려하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가 17일 교육위에서 보고할 때 밝힌 산출 근거와 같은 내용이다.
그러나 국회 입장은 다르다. 권철현 교육위원장은 “보고와 통보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법에 미리 보고하라한 것은 그만한 무게를 국회에 실어준 것이라 생각한다. 보고해서 문제가 있으면 다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형식상 하려면 무엇 때문에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은영 의원은 17일 교육부 국감에서 “2000명 내지 2500명이 되기 전에는 정식 보고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지만 교육위는 현재 대체로 2000명 수준이면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범여권의 한 의원 보좌관은 “법률상 표현은 없지만 입법 취지는 교육부에 권한을 주되 국회와 협의 절차를 갖자는 것”이라며 “1500명을 그대로 들고 온다면 절대 받을 수 없고, 첫해 2000명이면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이 우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1800명 정도로 다시 보고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이 보좌관은 “1800명이면 국회도 받을지 말지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재옥 법과대학학장협의회장은 “3000명은 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설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