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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1500명 입학생 SKY가 독식할 것"
[인터뷰] 한상희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로스쿨 총 정원 제한 위헌 소지 있다" 주장도
교육권·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헌법소원 가능

"로스쿨 총 정원을 1500명으로 시작할 경우 로스쿨 입학생을 서울대와 연·고대가 독식할 우려가 있다."

한상희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건국대 교수·사진)은 로스쿨 정원을 첫해 1500명으로 묶을 경우, 로스쿨 도입 취지인 사법개혁이나 지역균형발전 효과는 전혀 기대할 수 없는 반면 기존 대학서열화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총정원 1500명을 어떻게 분산시키더라도 서울대와 연고대 입학정원이 각각 3000명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독식할 우려가 있다. 로스쿨 시대에는 대학의 경쟁이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도 중요하지만, 유명 로펌에 들어간 졸업생 수가 주가 될 것이다. 그러려면 대학은 상대적으로 똑똑한 학생을 받으려고 할 것이고, 이 때 가장 중시되는 게 학벌일 것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지난 22일 교육부가 로스쿨 총정원을 '첫해 1500명'으로 산출하면서 제시한 계산 방식이 잘못됐다고 지적,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한 소장은 이 사법감시센터를 이끌면서, 지난해 6월 발표된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 분야 설친인가 심사기준 연구'의 연구책임자로도 활동했다. 이 연구결과는 로스쿨 심사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현재까지, 로스쿨 준비의 유일한 기준으로 활용돼 왔다.

한 소장은 이 심사기준 연구에서 사법시험 합격생 수를 로스쿨 인가기준에 반영시키지 않기로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법학교육위원회가 사법시험 합격생 수를 로스쿨 선정기준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로스쿨 심사기준 연구는 로스쿨 인가가 확정된 뒤 정원을 배정할 때 과거의 사범시험이나 공무원 시험 등에서 거둔 실적을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기존 사시 합격생 수가 인가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로스쿨을 도입하는 것은 기존 사법시험 위주의 법학교육을 바꾸겠다는 것인데, 과거의 실적을 감안해 인가를 내준다는 것은 모순이다."

한 소장은 '로스쿨 첫해 1500명'안은 교육부가 오히려 교육계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법조계 의견만을 들은 결과라며 총정원 산출 근거도 '엉터리'라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2020년경까지 법조 1인당 인구 수를 OECD국가 평균 수준으로 도달하겠다고 했는데, 연간 신규 법조인 배출 규모를 1,440명(로스쿨 입학정원 2,000명 기준)으로 했을 때 2021년 뒤에야 OECD 평균 수준(1482명)에 도달한다. 그러나 유럽의 변호사 수 증가율이 9%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OECD 평균이 아닌 최하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교육부 주장은 2021년 OECD 평균에 들겠다는 것인데, 이는 2006년에서 15년이 지난 후다. 한 소장은 "그 때되면 유럽은 변호사가 135% 증가하게 되고, 그때서야 2006년 기준으로 평균에 들겠다는 얘기는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육부가 한국은행이 지난 8월에 낸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진입장벽 현황 분석'을 토대로 OECD 평균 법조 1인당 인구수를 1,440명으로 발표했지만, 그는 "비교 대상인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OECD 평균은 1329명이 된다"라며 "교육부가 숫자를 늘리려고 일부러 우리나라를 포함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령 우리나라를 포함시키더라도 유럽 변호사 수 통계는 사무변호사 수를 빼고 법정 변호사만 포함시켰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변호사 숫자는 더 올라가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 소장은 '총 정원 1500명'안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법학계 내에서 헌법소원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단 점도 덧붙였다.

"로스쿨 총정원을 묶는 것은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권리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만약 대학이 로스쿨 교육을 시킬 능력이 없거나 시설이 안 갖춰져 있어서 총 정원에 제한을 두는 거면 '주관적 제한'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그러나 능력 여부와 관계없이 절대적 잣대를 들이 대 1500명에다 맞추라는 '객관적 제한'은 위헌 소지가 있다."


한 소장은 사법개혁의 핵심은 변호사 수를 늘리는 것이라며 교육부가 일본의 문부성 장관처럼 변호사 수를 늘리자는 주장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리나라 사법개혁의 요체는 변호사 수다. 사법개혁을 하려면 변호사 독점체계를 깨야 한다. 95년부터 시작된 사법개혁 논의에서도 변호사 수는 300명에서 500명으로, 다시 1000명으로 늘려져 왔다. 1500명이면 사법시험체제와 다를 게 없다. 아니 오히려 법학전공자만이 아닌 모든 전공자와 경쟁하기 때문에 로스쿨 입학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로스쿨 낭인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일본은 문부성이 앞장 서 2010년을 목표로 매년 3000명의 변호사를 배출하자고 주장한다. 우리나라 교육부도 법조계가 아닌 교육계를 대변해야 한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7-10-24 오후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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