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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이화여대서 ‘아시아여성학회’ 창립
장필화 준비위원장, “교육·연구 통해 더 바람직한 공동체 만드는 것이 목표”

아시아 여성학자들의 학문 공동체인 아시아여성학회가 16일 이화여대 LG컨벤션홀에서 창립식을 갖고 출범한다.


한국, 중국, 인도,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11개국 여성학 연구자들이 참가하는 이 학회의 창립에는 올해 2월 국내 여성학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아시아여성학회 준비위원회’의 역할이 컸다.


준비위원장을 맡아 학회 창립을 주도해온 장필화 이화여대 교수(여성학)는 11일 “서구 사회를 중심으로 생산되는 지식들이 아시아 여성들의 경험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여성학자들의 교류 협력을 통한 ‘지식 생산’이 필요했다”고 창립 배경을 밝혔다.


“아시아 여성들의 지식 생산은 전지구적 차원의 여성주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이웃인 아시아 각 지역에서 어떤 담론들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함께 얘기해볼 필요도 있고요.”


이번 학회 창립을 국내 여성학자들이 주도한 것처럼 한국 여성학은 아시아 여성학계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1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준비 기간에 많은 나라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도 그간 아시아 각국 여성학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대학원에 여성학과가 생긴 것도 아시아 최초였습니다. 일본만 해도 대학에 젠더학과나 젠더연구소가 있지만 한국 여성학계가 30년 간 이뤄놓은 성과에 비하면 아직 많은 성장통을 겪고 있죠.”


장 교수는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화여대와 여성학이 빠르게 성장한 것은 한국의 가부장제가 너무 유별났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견고한 가부장제를 극복하기 위해 뜻있는 여성들이 힘을 결집하지 않으면 안됐던 것입니다. 그런 제도적 전통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한국 여성학을 체계화하는데 밑받침이 됐다고 설명할 수도 있겠지요.”


장 교수는 학회에서 논의될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이주 여성 문제’를 꼽았다.


“내년 7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여성학대회에 우리 학회가 가져갈 주제 중에도 이주여성 문제가 포함돼 있습니다. ‘아시아여성학’이라는 하나의 이름 안에서도 여성을 송출하느냐, 받아들이느냐의 입장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


학회는 내년 세계여성학대회에서 ‘아시아여성학회 특별 세션’을 구성해 창립을 전세계에 알리는 것을 시작으로 2010년부터 3년마다 아시아여성학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방침이다.


또 현재 동북·동남아시아 위주로 돼 있는 회원국의 범위를 중앙아시아와 이슬람 문화권인 서남아시아까지 넓혀나갈 계획이다.


“아시아에서 쓰이는 언어만 해도 100개가 넘을 정도로 아시아는 넓습니다. 아시아의 공통점을 주장하려고 하는 것이 학회의 목적은 아닙니다. 우리는 교육과 연구를 통해 보다 더 바람직한 공동체, 여성적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16일 이화여대 LG컨벤션홀에서 열리는 아시아여성학회의 창립식 및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지구화 시대 아시아여성학을 향하여’라는 주제 아래 아시아 각국에서 온 300여명의 여성학자들이 모여 주제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이혜경 세계여성학회(WOWS) 한국위원장과 생명운동가이자 침팬지 연구가로 명성이 높은 제인 구달 박사가 축사를 하고 한국, 중국, 인도 출신의 여성학자 3명이 아시아 여성학의 비전 등에 대해 기조 강연을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 입력 : 07-11-11 오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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