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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기업, 학교 밖으로 행군하라”
소재지 완화·사업종목 확대 등 규제 ‘확’ 풀어



“이제야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다.”

인천대 학교기업 클린에어나노테크의 김내현 대표이사는 내년 초 회사 일부를 학교 밖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기조화기·전열교환기·공기압축기 등 부품을 만드는 회사이다 보니 규모가 커질수록 들여놓을 기계설비도 늘어갔지만 학교기업의 특성상 대학을 벗어날 수 없어 답답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교육부가 ‘학교기업의 설치·운영에 관한 규정’ 개정령안을 발표, 이제는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

김 대표는 이에 따라 올해 예상 매출액 4억원에서 내년 예상 매출액을 10억원으로 높여 잡고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학교기업 활성화 위해 규제·금지 풀어


학교기업을 활성화하자는 목표 아래 교육부가 발표한 개정령안은 △학교기업을 내부에 가두었던 소재지 제한을 완화하고 △묶어놨던 사업 금지업종 83개를 풀고 △학교기업 관련학과 학생들이 최소 2학점 이상 현장실습을 의무적으로 이수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4년제 대학 내에 활동 중인 총 54개 학교기업의(2007년 5월 기준) 운신의 폭이 넓어지고 학교기업의 활동도 활기를 띌 전망이다.

비록 ‘광역자치단체 행정구역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지금까지 교지 내에서만 기업을 설립·운영할 수 있던 것에서 벗어나 내년부터는 학교 밖 시설과 장소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적 측면이나 사회통념상 수행이 곤란하거나 미풍양속을 저해하는 사업인 담배 소매업, 유흥 주점업, 부동산 임대업, 여관업, 게임장·노래방·무도장 운영업 등 19개 업종만 제외하고 그동안 묶어 놓았던 업종 83개를 모두 금지업종에서 해제한 것도 큰 변화다

이에 따라 대학이 백화점이나 영화관을 운영하거나 서적·의류·소매업 등도 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학교기업 관련학과 학생들이 학교기업에서 최소 2학점(단위) 이상 현장실습을 의무적으로 이수토록 하는 규정을 마련, ‘학생들의 실습 공간’이라는 학교기업 원래 의미도 살렸다.

협의회, 직거래 온라인 쇼핑몰 만드는 등 분주

학교기업 모임인 한국학교기업협의회는 이번 규제 완화에 발맞춰 현재 4년제 대학·전문대학·실업계 고등학교를 총 망라한 직거래 장터 형식의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하는 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 기업이 홈쇼핑 등에 판매를 맡기면서 40% 이상 비싼 판매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이를 5~10%대로 줄여 싼 값에 공급해 학교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판로개척을 직거래 장터로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구축 중인 직거래 장터 홈페이지는 110여개 학교기업이 생산하는 모든 종류의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학교기업별 미니홈페이지도 만들어 해당 학교나 동문회 홈페이지로 바로 연결되도록 해 놓았다. 내년 1월 4일 구축을 완료하고, 보름간 시범 운영을 한 후 2월부터 정식 개장한다.

한편, 금지업종이 다수 풀리면서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유종선 학교기업협의회 본부장은 “학교기업을 하고자 물어보는 곳이 30~50곳 정도 더 있다”면서 “최근 7곳 정도가 금지 업종에서 풀린 사업을 하고 싶다고 문의를 해 오고 있다”고 말해 조만간 다양한 학교기업의 출현을 예고했다.

“아직도 미흡. 규제 풀고 지원 더 해야...”

이번 개정에 대해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교육부가 좀 더 풀었어야 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학생들의 실습을 고려해 소재지 제한 완화를 광역시까지 잡은 것에 대해 볼멘소리가 많다.

유종선 학교기업협의회 본부장은 소재지 완화에 대해 “예를 들어 경기도에 위치한 대학이 강원도 고랭지 배추를 김치로 만들어 상품화하려면 학교기업을 강원도에다 세우면 되지만 광역시 제한 때문에 경기도를 벗어날 수 없다. 배추를 운반해 가공하려면 물류비용, 저장비용 등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규제를 푼 것 이 외에 교육부가 강력한 지원책을 함께 마련했으면 하는 아쉬운 목소리도 들린다.

현재 교육부는 지금까지 해 오던 것처럼 내년 1월 중 우수 학교기업 50개를 선정, 내년과 내후년 150억원씩 모두 2년 동안 3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며, 그 밖에 더 이상의 지원은 아직 마련치 못했다. 임연준 교육부 직업교육진흥팀 사무관은 이에 대해 “이번 개정안에서는 우선 규제를 푸는 것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에도 불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기업을 운영하는 대학의 마인드라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다.

한약재를 이용한 건강보조식품으로 작년 한해만 65억원의 매출을 올린 경희대 한방재료가공의 김무성 대표이사는 “학교기업을 경희대의 학교기업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내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운영해 많은 매출을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학교기업은 ‘학교’를 대표하는 곳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좋은 재료를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반 기업이나 경쟁사를 이길 수 없다”며 정직한 경영을 강조했다.

정부의 막강한 지원 속에 성장하는 중국의 학교기업


베이징대 3조원, 푸단대 2조 4000억원, 칭화대 1조원(2005년 기준).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웃 중국의 학교기업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최근 중국을 다녀온 성창근 충남대 기업 대표이사는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그 답”이라고 말한다.

베이징대는 외국 석학을 대거 초빙해 IT나 BT 같은 첨단 분야 학교기업에 활용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학교기업이 수익을 내면 참여한 교수들에게 막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푸단대는 교수나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가져오기만 하면 자체 심사위원회를 열어 파격적인 지원을 한다.

특히, 상하이시가 6개월 동안 4000만원을 지원하고 실패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는 등 ‘투자’ 성격이 강한 게 특징이다.

성 교수는 이와 관련 “우리 교육부는 학교마다 1개 학교기업씩 공평하게 '나눠 주기'식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래선 학교기업에 경쟁력이 생기지 않는다. 공정한 심사를 거쳐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열심히 하는 학교기업은 여러 곳에 많이 지원하고, 노력하지 않는 학교기업은 줄이는 방식의 지원이 옳다”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07-11-19 오전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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