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거창한 비전선포식을 하지 않느냐고 저를 질책하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상 속에서 이뤄지는 ‘조용한 개혁’을 이뤄가겠다는 소신을 버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취임 3년째를 맞은 나중식 경성대 총장은 23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은 임기 동안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임기를 시작하면서 총장 선출문제로 학내 갈등을 먼저 봉합해야 했던 총장은 지난 2년간 구심점 없이 헝클어졌던 제도와 행정을 바로잡는데 총력을 기울여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자신의 개혁을 ‘깨진 유리창(Broken Window) 보수운동’이라고 불렀다.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나중에 이 일대가 무법천지로 변한다’는 이론에 대학 개혁을 접목한 것이다. 이에 따라 무사안일의 대학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규정을 재정비하고 조직을 개편했다.
나 총장은 “책임과 의무는 다하지 않으면서 분배만 바라는 대학의 문화를 창의적이고 성과지향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성과와 능력에 따라 팀장을 발탁하는 인사개혁 등을 통해 행정은 제 궤도를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개혁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변화를 거부하고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집단에 대해서는 설득을 통해 해결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는 “학내 구성원들이 개인과 집단의 이익보다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조직과 학생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자세를 갖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 총장 취임 이후 달라진 것은 조직 문화뿐만이 아니다. 학교 구성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교육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공개입찰을 통해 복수업체에게 ‘견본강의실’을 짓게 하고 한 학기 시범운영 후 교수와 학생들의 평가에 따라 발주하는 실물경쟁시스템 도입 등이 그것이다. 지난 2년간 첨단멀티미디어 강의실과 세미나실, 최신식 실습실, 대학원 세미나실, 화장실 개보수, 학생회관과 동아리실 리모델링이 이뤄졌다. 교육환경개선사업에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
다른 대학에 비해 다소 뒤처진 것으로 평가됐던 국제화 부문도 최근 2년 사이 눈에 띄게 활성화됐다. 올해 들어서만 어학연수 및 교환학점을 위해 외국에서 공부한 학생 수는 9개국 600여명. 또 교양 영어강좌 이외에 전공영어 강좌 수는 100여개에 이를 정도다. 산업자원부로부터 무역전문 인력양성사업단으로 선정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나 총장은 남은 임기 동안의 역점 사업으로 ‘다축(多軸)인력양성사업’이라고 명명한 취업활성화 교육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학문·대학의 경계를 넘어 특화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분야를 발굴·육성하고 취업기회를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공직자 인력양성, 해외취업인력양성, 생명과학분야지출 인력양성, 실험실 스터디그룹을 통한 인력양성사업 등이 곧 시행된다.
남은 임기동안 해야 할 일은 많지만 욕심을 부리지는 않겠다는 나 총장은 “경성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그 주춧돌을 놓는다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고 훗날 평가 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