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5년 정부는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하여 ‘대학의 장 임용추천위원회’ 또는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라 대학의 장을 뽑도록 하였다. 두 가지 방법 중 후자인 직접선거를 통하여 대학의 장을 선정하는 경우에는 해당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사무를 위탁하도록 하였다.
충남대도 개정된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지난 11월 14일 총장선거가 실시되었다. 이번에는 선관위가 관여하고 엄격한 룰을 적용하였기 때문에 외견상 과거에 비해 차분하게 선거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몇 가지 문제점도 있기 때문에 이를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선거라는 정치행위는 본질적으로 선택행위이다.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각 후보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제공과 공정한 경쟁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는 이러한 요건을 제대로 충족시켜 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첫째, 이번 선거에서는 연설회나 토론회, 선거벽보와 공보, 전화나 e-메일 등에 의해서만 선거운동을 하게 하였고 연구실 방문을 불허하였다. 교육공무원법에 의하면 선거인을 호별로 방문하는 것을 금하였는데 호(戶)의 개념 속에 교수연구실도 포함된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후보자가 유권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박탈되었기 때문에 침묵 속에서 치러진 선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규정을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막는 결과가 되었다.
둘째, 교육공무원법에 의하면 선거 18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금전·물품·향응 그 밖에 재산상의 이익이나 보직을 제공할 것을 약속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이는 부당한 사전선거운동을 차단하기 위한 규정이다. 그런데 이 규정이 대학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실효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사전선거운동의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감시할 수 있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 학내 교수나 직원들에 대한 애경사의 참여 범위와 동문회 등 참석가능한 모임 등이 명확히 규정되어야 한다. 아울러 이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선관위와 직접 관련이 없는 문제이지만 후보자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부족하였다. 공개토론회가 개최되었으나 참여 교수가 적어 제대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일차적으로는 교수들의 무관심이 원인이지만 무미건조하게 진행하는 토론회 진행방식도 개선의 여지가 많다. 특히 후보자가 다수일 경우에는 제한된 시간에 이들 후보자를 비교 검증한다는 것이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예선을 통해 후보자를 걸러내고, 결선에 진출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집중 토론을 하는 방법을 고려하여 보아야 한다.
선관위가 총장선거를 관리하게 되어 과거와 같이 과열되고 혼탁한 선거풍토가 사라진 것은 긍정적 결과이다. 그러나 규정을 지나치게 경직되게 해석해 축제 분위기 속에서 치러져야 할 선거가 죽은 선거가 되어 버린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사전선거운동에 대한 실효성있는 규제 시스템을 구축해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고, 후보자에 대한 검증기회를 확대하는 제도적 장치를 도입하는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