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학 총장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장무 서울대 총장)은 제17대 대통령선거 투표를 하루 앞둔 18일 이사회를 열어 “정부는 대학에 모든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대교협 이사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던 수능등급제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의견 표명은 적절치 않다”며 입장 발표를 미뤘다.
전국 4년제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대교협은 이날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어 고등교육 재정 확충과 대학 자율화 등 4가지 과제를 차기 정부에 다시 한 번 요청했다. 대교협은 이미 지난달 초 대학 자율권 강화, 재정 확충 등을 골자로 한 ‘고등교육 비전 415(4대 핵심과제와 15개 세부과제)’를 마련, 차기정부의 정책과제로 제안한 바 있다.
이날 정기 이사회를 마친 뒤 이장무 대교협 회장은 “현재 GDP 0.6% 수준인 고등교육 재정을 OECD 평균인 1.1% 수준으로 2배로 증액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정부가 내년 고등교육예산을 1조원 증액했는데 국회에서 일부 삭감 움직임이 있다”며 “고등교육 재정 1조원 확충 예산이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대학 자율화에 대한 부분도 빠지지 않았다. 이 회장은 “대학은 사회적인 책무를 다하고, 정부는 모든 자율권을 대학에 줘야한다”며 “입시를 비롯한 대학 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사전 규제에서 사후 관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국제화 추세에 맞춰 대학이 빨리 국제화될 수 있도록 정부는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하고 대학도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며 “특히 지방대학 지원을 정부가 해 줄 것을 차기정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대교협은 그러나 당초 이날 이사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던 수능 등급제에 대해서는 올해 입시가 끝나는 내년 1월 이후로 입장 표명을 미뤘다. 이 회장은 “입시를 목전에 둔 이 시기에 수능 등급제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논의하지 않았다”며 “내년 1월 입시가 완료되면 의견을 모아 정책 방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로 추대돼 사실상 차기 대교협 회장을 맡게 될 손병두 서강대 총장(사립대총장협의회장)도 이와 관련 “현재 입시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입장을 정리할 단계는 아니다. 입시가 끝난 뒤 검토해 보고 문제가 있다면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순서”라며 신중을 기했다.
손 총장은 “앞에서 밝힌 고등교육 핵심과제 4가지는 모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대통령 직속으로 교육발전을 위한 상설 위원회를 만들 것을 (차기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총장은 내년 1월 4일 이화여대에서 열리는 정기총회 추인을 거쳐 내년 4월부터 2년 동안 제14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대교협 회장은 국·공립대 총장(1번)과 사립대 총장(2번)이 돌아가며 맡는데, 이사회에서 추대한 총장이 관례적으로 회장을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