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부 사립대가 올해 대학 입시부터 교육부의 논술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국입학처장협의회가 오는 20일까지 이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장무 서울대 총장)와 전국입학관련처장협의회(회장 정완용 경희대 입학처장) 회장단은 9일 오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조찬 모임을 갖고 ‘대학입시 자율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모임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교육부의 대학입시 관련 업무를 넘겨받게 될 대교협이 대입제도 개선안과 대입 자율화 방안 등에 대한 각 대학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 직후 정완용 입학처장협의회장은 “지난해 8월 발표된 2009학년도 대입 기본계획의 큰 틀은 유지하되 문제가 되는 조항들은 검토해서 수정해 수험생과 학부모 혼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문제가 되는 조항에는) 수능 등급제나 논술 가이드라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며 “이달 15일까지 각 지역별 협의체 의견을 수렴한 뒤 20일까지는 전국 입학처장들의 의견을 모아 대교협에 전달하고 조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교협 역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능 등급제와 논술가이드라인 등 대입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중 이사회를 거쳐 공식입장을 정할 방침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밝힌 것처럼 대학 입시 업무가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로 넘어가게 되면 그 동안 교육부가 발표해오던 대입 기본계획도 대학들 의견을 모아 대학 협의체인 대교협이 발표하게 된다.
김영식 대교협 사무총장은 “대교협으로 입시업무가 넘어오더라도 대교협은 큰 원칙만 제시하고 세세한 부분은 대학이 알아서 하게 될 것”이라며 “학생 선발권은 궁극적으로 대학에 있는 만큼 대학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논술가이드라인 폐지로 인한 과거 본고사 부활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정 회장은 “과거 지필고사 형태의 본고사와 대학별 고사는 구분되어야 한다”며 “논술가이드라인이 폐지되더라도 과거 본고사 형태를 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논술을 조금 자유롭게 출제하고 각 대학 특성에 맞는 선발방식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대입 자율화가 되면 논술 가이드라인을 폐지하라 마라 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것”이라면서도 “진정한 대학의 자율은 고교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양화해 학생 선발하는 것이라는 데 대학들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논술을 출제하거나 전형요소를 개발할 때 고교교육에 맞춰서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원론적인 얘기를 나눴다”라며 “논술을 출제할 때 고교 교사의 자문을 구하고 교과서 지문을 대폭 활용하는 등 고교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입학처장들은 새 정부 방침에 따라 대학입시를 자율화하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학생,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2009학년도 입시전형을 최대한 빨리 수립해 발표키로 했다.
이날 모임에는 입학처장협의회장인 정완용 경희대 입학처장을 비롯해 건국대, 경희대, 계명대, 고려대, 관동대, 동의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아주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조선대, 한국외대, 호서대, 홍익대 등 전국 18개 대학 입학처장들이 참석했다. 대교협에서는 김영식 사무총장과 강병운 고등교육연구소장, 강희돈 학사지원부장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