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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 정부 과학정책, ‘무엇을'보다는 ‘어떻게’가 중요하다
최연구 한국과학문화재단 홍보실장·본지 전문위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이명박 정부 출범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5년간 정책방향의 밑그림을 그리고 중기적 청사진을 제시할 인수위는 국가경쟁력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해 경쟁력 강화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이공계 기피 타개, 우수인력 지원, 산업경쟁력 강화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따져 보면 국가경쟁력의 핵심은 과학기술경쟁력이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은 결국 과학기술정책을 말한다.

지난해 초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국가경쟁력 29위, 과학경쟁력 7위, 기술경쟁력 6위로 역대 순위 중 최고였다. 또한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도 우리나라는 전년 대비 12단계나 뛰어올라 131개 국가 중 11위를 차지했다.

이런 수치를 보면 우리의 국가경쟁력이 상승일로에 있음은 분명하다. 그간 과학기술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음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새 정부의 과학정책에 주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 중 과학기술계가 으뜸으로 꼽는 인물은 박정희 대통령이다. 정치적으로는 독재자였지만 과학정책에 있어서는 KIST와 대덕연구단지를 만드는 등 많은 치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후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은 과학기술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김대중 대통령은 과학기술인 우대정책을 표방했지만 결과는 오히려 이공계 기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과학입국정책을 계승한 것은 진보를 표방한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노 대통령은 과학기술중심 사회를 국가의제로 내세웠고 과학기술혁신체제 구축,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신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강화 등 실질적 과학기술우대정책을 실행했다.

새로 들어설 이명박 정부의 과학정책은 어떠할까.

이명박 당선자의 과학정책 공약은 크게 7가지다. 그는 공약에서 세계적 과학인재 양성, 과학기술에 대한 획기적 투자, 미래성장동력인 융합신산업창출, 과학기술인이 자율과 창의성을 발휘할 여건 조성, 국민 모두를 위한 과학기술 대중화 등 5대 실천전략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건설, 신에너지기술개발로 에너지 자립 등 2대 핵심프로젝트를 제시했다.

하나같이 중요한 정책과제이고 경쟁력 강화에 있어 주요한 요소다.

하지만 크게 새로운 것은 없다. ‘무엇(what)'을 하겠다는 정책의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how)' 할 것인가라는 실천전략이다.

가령 참여정부가 부동산 안정화를 국정의제로 설정한 것은 옳았지만 ‘어떻게’라는 방법론적 실천전략이 적중하지 못해 부동산 가격 폭등을 막지 못했던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학정책 역시 세부실천전략이 올바르지 못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철학적으로 보면 과학은 우리가 자연과 주변을 이해하는 방식이자 삶의 토대다.

따라서 과학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과학에 대한 인식변화 없이 이공계 기피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으며, 과학자에 대한 올바른 처우 없이 국가경쟁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첫 단추는 교육개혁으로 풀어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부와 교육부의 통합이 예견되는 가운데 과학교육은 새삼 중요한 과제로 부각된다.

참여정부는 차세대 과학교과서 개발로 과학교육 개혁의 첫발을 내딛었고, ‘2088 인재지기’정책을 통해 전주기적 과학기술인 지원정책을 마련했다. 2세 과학영재부터 88세 은퇴과학자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적으로 지원해 이공계가 팔팔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과학정책에는 좌우가 따로 없다. 참여정부의 과학정책 중 이런 부분은 새 정부가 계승해야 한다. 파괴를 통한 혁신도 필요하지만, 올바른 방향성을 가진 정책이라면 창조적 계승이 필요하다.

새 정부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무엇’의 문제보다는 ‘어떻게’ 과학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바꾸고 과학기술인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원하느냐 하는 실천전략이다. 성과는 계승하고 한계는 극복해야 지속발전이 가능하다. 특히 과학정책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8-01-14 오후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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