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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분쟁조정위, 구재단에 학교 돌려주나
분쟁사학 조정권한 없어···“구성·역할 재검토해야”

임시이사파견학교 정상화방안 모색과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상정립을 위한 토론회(사진제공: 교수노조)


지난해 7월 개정한 사립학교법에 따라 분쟁사학의 임시이사·정이사 선임을 일임 받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원회)가 구성과 역할에 법적한계를 안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부패재단 복귀 저지와 임시이사 파견학교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지난 15일 토론회를 열어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올바른 위상과 현재 임시이사가 파견된 대학의 정상화 방안을 모색했다.



현재 임시이사가 선임된 학교는 4년제대학 13개교와 대학원대학 1개교로, ‘2006년 7월 1일 이후 선임된 임시이사의 임기는 2008년 6월 30일까지로 한다’는 개정 사립학교법 조항에 따라 임기가 오는 6월 30일자로 모두 종료된다. 하지만 현재 정이사 체제 전환은 진행이 미비한 상황.



박정원 임시이사공동대책위원장은 “임시이사 파견 사학을 정상화하는 일은 국민의 배울 권리를 바로 잡는 계기”라며 “지난달 구성된 조정위원회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황희란(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5월 상지대 구재단의 손을 들어줬던 대법원의 판결을 들어 “개정 사립학교법은 조정위원회의 심의 또는 재심의 결과를 교육부가 무조건 받아들이도록 했는데, 이처럼 권한을 극대화한 까닭은 구재단이 신임이사 선정 시 이사를 추천할 수 있도록 가능케 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현재 조정위원회는 대통령 추천 3명, 국회의장 추천 3명, 대법원장 추천 5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대법원장 추천 인사 가운데 호선토록 하는 등 대법원의 권한이 막강한 상태다.


황 연구원은 “구재단을 비롯한 한나라당이 그동안 교육부가 대학구성원의 의견을 들어 임시이사·정이사 선임을 좌우했던 것을 꾸준히 비난해왔음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며, 결국 조정위원회의 역할은 대학구성원들의 구재단 복귀 반대 의견을 원천봉쇄하고 합법적으로 재단에 복귀하도록 돕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연 상지대 법학부 교수도 “조정위원회는 이해당사자의 분쟁을 해결하는 기관이 아니라 관할 행정청의 ‘공권력행사의 적절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정위원회이며 알선·조정·중재가 개입할 여지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조정위원회가 심의의 객관적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당해 심의안건 이해당사자의 의견청취는 할 수 있겠지만 ‘의결’은 어디까지나 일방적 결정이며, 당사자 간 합의가 우선되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사학법에는 관선이사 체제를 조속하게 종료해 조기에 정식이사 체제로의 전환을 목적으로 하는 규정들이 있지만, 이런 규정에도 불구하고 상지대·조선대·세종대 등 교육인적자원부가 정상화됐다고 판정한 학교들의 정식이사 선임은 여전히 조정위원회에 안건조차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상화된 학교가 정식이사체제로 조속히 전환하지 못할 경우 조정위원회 도입의 취지와는 달리 불성실한 심의가 진행되고, 관선이사체제 역시 장기화할 것이라 우려하고 “조정위원회가 지체 없이 관할청과 협의해 정상화된 학교법인의 정식이사 선임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정식이사체제로 조속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조정위원회는 관선이사가 선임된 학교법인의 정상화 여부 심의일정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할 것도 촉구했다.


임재홍 영남대 법학부 교수는 비영리 법인인 사립대에서 발생하는 비리의 근본 원인으로 지배구조를 꼽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법인과 학교 간 역할을 분리하고 법인이사회의 책임을 강조하는 법률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20년 동안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조선대 사례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7만2000여 설립동지회 후원금으로 설립된 조선대는 40여 년 동안 고 박철웅 전 이사장 일가가 파행 운영하다 조선대 학원 민주화운동인 ‘1·8항쟁’을 계기로 1988년부터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상열 조선대자치운영협의회 대표의장은 “현재 조선대는 구성원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더욱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올해 초 정이사 후보 10명의 명단을 조정위원회에 제출하고 개방형 이사 추천에 나서는 등 현재 막바지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선으로 물러난 구재단은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에 ‘종전 이사의 권리를 인정해 새 이사회 구성 시 3분의 2이상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하는 등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대표의장은 이에 대해 “안정적 운영을 하고 있는 조선대 법인과 산하 학교에서 또다시 분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정이사 선임에 구재단의 입김이 반드시 배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08-01-16 오전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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