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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김한중 신임 연세대 총장

- 총장 선임을 축하한다. 소감을 듣고 싶다.

“조금 전 이사회에서 최종선임된 후에도 말한 소감을 다시 말씀드리겠다. 방우영 이사장님이 팔순을 맞아 펴낸 회고록의 제목이 ‘나는 아침에 두려웠다’인데, 저는 이제 스물네시간 두려울 것 같다. 이사장님이 언론인으로써 조간의 독자가 두려웠다면 저는 학부와 대학원생 4만여명을 비롯한 직원·동문들이 있어 스물네시간 긴장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총장직은 하고자 했던 자리지만, 막상 되고 보니 두려운 마음도 크다. 도와주길 바란다.”

- 검찰 내사가 진행되는 등 연세대가 위기다. 신임총장으로서의 복안이 있다면.

“첫 질문이 어두워서 저도 마음이 어둡다. 전임 정 총장님 문제는 정리된 걸로 알고 있지만, 역시 사회적으로 큰 문제라 아직 여파가 남아있는 걸로 안다. 모든 조직이 그렇겠지만 어두운 면이 있을 텐데, 이것을 정리하지 않으면 밝은 빛이 들어오지 않는다.
과거의 문제라 해서 덮어버리지는 않겠다. 확실히 정리하고 새로 시작할 생각이다. 이사회에서도 새 총장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특별감사 등을 검토하고 있을 것이다. 원활하고 친절한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투명한 경영을 통해 구성원과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 신임총장으로 선출된 비결이 있다면.

“제가 의과대 출신인데, 의료원에만 머무르지 않고 본교에서 여러 보직을 거치며 많은 경험을 한 게 인정받은 것 같다. 아직 대학에 대한 평가와 계획이 전무했던 15년여 전, 맥킨지가 최초로 연세대의 향후 비전을 정립하는 보고서를 작성할 때 담당 간사였고, 행정대외부총장을 2년 가까이 하면서 학교정책과 재정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풀 수 있는 지혜를 얻었다. 그런 점들이 감안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교수평의회 선거 입후보 여부 등 총장선출 방식을 두고 논란이 많았다.

“총장선출 방식은 사실 굉장히 예민한 문제다. 연세대 총장선출 방식은 직선제가 아니다.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간선제 방식인데, 다만 이사회까지 추천하는 과정이 복잡했다. 이사회는 교수평의회 선거와 별도로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를 구성하고, 교수들은 나름의 투표를 거쳐 추천하는 분리 현상이 있었다.
물론 재단의 권위가 존중돼야 하지만, 저도 교수이고 교수사회의 규범을 지키는 게 정도(正道)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 교수(별도로 총추위에 등록한 이성호 후보)도 나름의 판단에 따라 최고 권위를 지닌 이사회 규정에 따른 것이므로 그분의 선택이었다고 본다.”

- 이명박 정부는 대입자율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자율화란 결국 3불정책에 대한 자율화를 의미한다. 3불 가운데 기여입학제는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현 상황을 보면 대입이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이 되는 한, 돈을 주고 대학에 들어오는 형태의 기여입학제는 자율화가 되더라도 도입되기 난망할 것으로 본다.
수능등급제를 점수화하는 방안을 대학 차원에서 마련했는데, 동의한다. 9등급으로 한정된 상황 속에서 본고사나 고교등급제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수학능력이 있는 우수 학생을 판별해낼 방법이 없다. 수능을 점수화시키면 수리논술이나 면접고사 등을 정시모집에서는 진행하지 않는 방향을 검토하겠다.
한걸음 더 나아가 입시가 좀 더 단순화됐으면 한다. 우선 학생·학부모에게 너무 크고 복잡한 부담이다. 또 1년 내내 수시 2학기 모집, 정시모집, 편입학을 진행하다 보니 교수들이 입시업무에 동원되는 시간이 너무 많다. 입시업무도 자율화된다면 간단한 방식의 본고사 등도 도입도 생각해보겠다. (현행 제도보다) 그게 오히려 더 낫지 않나 싶다.”

- 4년간 총장으로서 강조하는 리더십의 정확한 내용은.

“이번 총장선출에서 내세운 캐치프레이즈가 ‘품위있는 개혁, 함께 풀어가겠습니다’이다. 핵심 키워드로 ‘품위’, ‘개혁’, ‘함께’를 꼽을 수 있다. 개혁이란 학교의 수월성을 위해 기존 틀과 제도를 바꾸는 것이지만, 대학은 회사나 기업과는 다르다. 대학의 본질은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
성급하고 졸속한 개혁으로 인한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제시한 리더십을 ‘함께’라는 단어로 집약하고 싶다. 총장으로써 때로는 앞에 서고, 때로는 뒤에서 밀면서 구성원들을 통합해내는 신뢰와 배려의 리더십을 만들어나가겠다.”

- 기부금 1조원 모금을 목표로 잡았다. 구체적 달성방법을 말해달라.

“1조원 중 8000억원 정도가 송도연구교육복합단지(이하 송도캠퍼스)와 관련된 것이다. 송도캠퍼스의 개발방식이 자체개발에서 공영개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인천시와 MOU 체결할 때는 자체적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확보한 부지 중 일부를 주택·상가용지로 활용해 재원을 조달하려고 했으나 개발주체가 인천시로 이관된 것이다. 공영개발 이익금의 일부를 협조받아 캠퍼스를 짓게 돼 나머지는 새 총장의 몫이라 생각한다. 책임감을 갖고 이 금액을 확보해 송도캠퍼스 구축을 마무리한다는 의미다.”

- 국제화 전략의 세부내용이 궁금하다.

“앞으로 연세대의 모든 학생들에게 ‘어학인증제’를 도입하겠다. 영어를 비롯해 중국어나 일본어 등의 어학능력 인증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공에 상관없이 문제해결능력을 함양토록 해 세계 어느 나라, 어느 기업이건 채용하고자 하는 졸업생을 배출하는 게 아웃바운드 국제화의 궁극적 목표다.
인바운드 국제화의 핵심은 송도캠퍼스 완성이다. 사실 외국인 교수·학생 유치, 영어강의 비율 확대 같은 인바운드 국제화 전략은 모든 대학이 다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송도캠퍼스가 개교하고 본 궤도에 오르면 연세대의 인바운드 국제화가 자리잡고,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가장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내용은 무엇인지.

“동시에 이뤄나가야 할 과제가 많지만, 우선 대학의 핵심 성공요소인 우수교수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확실한 연구실적에 대해서는 그에 걸맞은 보수 지급과 특훈교수 제도 확대시행,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 도입 등 좋은 조건을 제시하겠다. 이를 통해 다른 대학이나 외국의 대학에 계신 분들도 모셔와서 잠재적 노벨상 수상자로 집중지원할 것이다.”

김봉구 기자 (hr_bong@unn.net) | 입력 : 08-01-18 오후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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