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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중국 칭화기술지주회사와 칭화과기원
윤상호 부산대 산학협력단 기술사업팀장
기술지주회사의 설립 및 운영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법규의 정비, 인력확보, 추진자금 및 세무·회계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타 국가에서 관련 유사한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한국에서 추진해야할 제도와 비교, 검토, 보완해 나가는 것은 새로운 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중국 칭화기술지주회사(Tsinghua Holdings co., LTD)는 한국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기술지주회사와는 조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기술지주회사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에 따라 대학의 산학협력단이 기술지주회사 자본금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기술투자를 하여 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또한 기술지주회사는 자회사 주식 20% 이상을 보유함으로써 지배구조를 만들어가는 형태이다. 반면, 중국의 칭화기술지주회사는 칭화대학에서 100% 출자를 통하여 설립한 회사이나 현재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체를 선별하여 자본만을 투자하는 순수 지주회사에 가까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다만, 칭화기술지주회사 설립초기에는 곧바로 현금투자만을 하기는 어려운 상태였다. 따라서 대학의 지식재산권, 인력, 부동산 등 현물 약 20억 위엔 상당을 투자하였고 이를 통하여 충분한 수익을 확보한 현재에는 현금의 지분참여로만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소규모의 현금투자인 경우에는 기술지주회사의 자금만으로 투자를 하나 대규모 투자의 경우에는 은행의 융자 및 기관의 투자를 활용하여 추진하고 있다. 투자회사로부터 보유주식의 비율에 따른 배당을 받을 경우 기술지주회사의 기본 운영비를 제외하고는 칭화대학에 수익금이 환원되고 있다. 칭화기술지주회사가 출자에 참여한 회사는 총 98개사이고,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32개사이며 나머지 회사는 30~40%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3개사가 중국 증시에 상장을 한 상태이다.

한국의 기술지주회사는 최초 설립시 전문인력의 배치, 전용공간의 확보, 기술평가비용 등의 자금이 필요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하여 산학협력단이나 외부 기업이 기술출자지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금·현물 출자를 가능토록 하였다. 그러나 칭화기술지주회사는 한국의 사정과는 달리 회사의 운영자금이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에서 설립되었다. 칭화대학교는 기술지주회사 설립이전부터 대학 내 우수한 기술을 이용하여 창업한 교판기업(교원창업기업)을 관리해 오고 있었고 이를 통하여 거두어 들인 수익으로 기술지주회사 설립의 발판을 마련해 놓았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1991년도 칭화대학의 기술기업 영업이익은 이미 1억 위안을 초과하였고 1997년도 10억 위안, 2001년도에는 100억 위안을 돌파한 상태였다. 교판기업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대학규정만으로 이들 기업의 관리가 불가한 시점에 이르자 칭화대학은 대학과 별도의 조직을 설립하여 이들 교판기업들을 관리, 통제할 필요성을 느꼈고 이에 따라 2003년 12월에 칭화기술지주회사를 출범시켰다. 교판기업들은 칭화기술지주회사의 관리를 받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칭화대학 내부의 규정이 아닌 중국의 회사법 규정을 적용받게 되었다.

칭화기술지주회사가 왜 기술투자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자본만을 투자하게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칭화과기원(Tsinghua Science Park)의 시스템을 살펴보아야 한다. 칭화과기원은 칭화대학의 기술을 이용하여 혁신적 창업기업을 육성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일류 과학기술기관으로서 대학자원, 정부자원, 사회자원이 결합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칭화과기원은 칭화대학에서 100% 출자·설립하여 창업기업에 분양,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저렴한 임대료로 공간을 제공하고 기술관, 국제전시관 등을 이용하여 마케팅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상태이며 회계사, 변호사, 변리사 등의 전문인력이 상주하면서 기업에 저렴한 비용으로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칭화과기원은 창업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약 30명의 인원을 파견하여 업무지원을 한 후 기업이 안정화 되면 인력을 철수한 후 또 다른 초기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인력지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수한 지원이 보장되는 곳인 칭화과기원의 입주는 10대1 이상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칭화과기원은 칭화대학의 기술이든 외부 기업의 기술이든 상관없이 평가를 통과하면 입주를 허락하고 있는데 대부분 칭화대학 졸업생이 칭화대학의 기술을 이용하여 입주하고 있다. 다만, 칭화대학의 교수가 창업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교수직과 창업기업의 CEO를 택일하여야 하고 겸직은 불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칭화과기원의 관계자는 입주기업이 대부분 성공하고 있고 앞으로도 성공할 것으로 보았다. 이는 10대1 이라는 어려운 경쟁을 뚫고 입주하였고 꾸준히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사업이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였다. 또한 창화과기원이 구축해 놓은 환경과 조건을 이용하여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고 중국정부가 칭화과기원의 운영과 관련한 법규의 정비만을 담당하고 있으며 운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은 점을 중요한 이유로 들었다. 칭화과기원의 대표적 입주기업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P&G, 그리고 네이버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칭화과기원의 시스템은 칭화기술지주회사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선별하고 자본만 투자하면 되는 구조가 가능케 해주는 핵심 요인인 것이다.

한국의 사회구조, 제도 및 각종 여건은 중국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 따라서 중국에서 성공하고 있는 일부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한국에서는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예전에 알고 있던 중국이 과감한 변신과 투자를 통하여 기술창업의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중국의 변화를 관찰하고 성공요인을 살펴봄으로써 한국의 여건에 가장 적합한 기술지주회사 제도의 운영방안을 찾고 이를 통해 대학의 발전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대학신문 기자 (yanghee@unn.net) | 입력 : 08-02-11 오전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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