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일본에서 시행되는 대학평가에는 대학기관평가(4개 기구), 법학대학원 평가(3개 기구), 그리고 일본공학교육인증원에 의한 공학교육인증평가 등이 있다. 이중 일본 대학평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학기관평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의 대학평가는 1947년 발족한 대학기준협회에서 실시한 회원교에 대한 상호평가가 시작이다. 한편 1948년 대학설립인가를 심사하는 대학설치위원회(후에 대학심의회로 개칭)가 문부과학성 내에 발족하였으나 객관적 기준을 갖추지 못하고 대학기준협회의 대학기준을 그대로 이용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일본의 대학평가는 대학설치기준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왔다.
1991년 대학심의회가 ‘대학교육의 개선에 관하여’(1991)라는 답신을 발표하여, 자기점검·평가체제의 도입을 논의하였고, 같은 해 대학설치기준수정에 의해 모든 대학이 교육과 연구활동을 스스로 감시하고 평가하도록 하는 자체평가를 의무화함으로써 일본의 대학평가는 크게 변화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자체평가는 자기점검·평가를 능동적으로 수행하지 않았고 소수 교원의 참여에 의해 자료를 분석하고 정리하는 수준에 그쳐 대학발전 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를 나타내었다. 2000년에 국립대학은 100% 자기점검·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사회에 공표하고 있다. 그러나 공립대학은 자기점검·평가 76%, 사회적 공표 64%, 사립대학은 자기점검·평가 92%, 사회적 공표 70%에 그치고 있다. 한편 자기점검·평가의 객관성을 보증하기 위한 제3자에 의한 결과검증 실시는 국립이 71%인데 반해, 공립과 사립대학은 각기 17%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대학심의회는 제3자 평가를 제안하였다. 이 제안에 따라 2000년 4월 학위수여기구는 독립행정법인인 대학평가·학위수여기구로 개편한 후 미국과 우리나라의 대학평가인증제에 대한 조사·연구를 통하여 절차와 방안을 마련하고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간 새로운 대학평가에 대한 시범평가를 실시하였다. 한편 문부과학성은 2002년 학교교육법의 일부 개정을 통하여 2004년부터는 모든 대학이 인증평가를 받도록 의무화하였다. 그리고 평가담당기구는 문부과학성 장관의 지정을 받도록 하였다.
2003년에는 종래 대학평가를 시행했던 대학기준협회, 단기대학기준협회에 대하여 인증평가를 담당하도록 지정하였다. 2004년에는 사립대학협회에서 설립한 일본고등교육평가기구가 대학기관별 인증평가 기구로서 지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2008년 현재 4개 기관이 대학(단기대학 포함)에 대한 인증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인증평가와는 별도로 89개 국립대학법인에 대해서는 업무실적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 기관평가인증제의 평가 기준 및 방법, 체제 등은 각 평가기관에 따라 다르다. 이중 대학기준협회의 기준을 살펴보면 모두 15개의 평가준거로 구성되며, 평가준거별 평가항목은 A군(필수), B군(권장), C군(선택)으로 구분되고 총 350여개에 이른다. 대학기준협회의 평가는 대학을 하나의 틀에 끼어 맞추지 않기 위해, 각 대학이 제시하고 있는 이념과 목적을 중시함과 함께 정량적 기준을 설정하고 있지 않으며, 평가항목을 필수/권장/선택으로 구분하여 대학의 특성을 반영하고자 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평가척도는 4단계로 구성되며 평가결과를 대학평가위원회에 제출하면 대학평가위원회가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可’, ‘不’, ‘보류’로 판정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본의 대학평가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수용하여 대학평가에 대한 법적 기반을 완비하여 평가인증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대학의 특성을 반영하는 평가를 통하여 대학의 자율성을 배려하고 특성화를 촉진하고 있다. 아울러 국립대학에 대한 평가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일본이 이와 같이 대학평가를 강화한 것은 교육 및 연구 수준의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대학 및 국가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일본 고등교육 개혁의 기조인 세계적 수준의 대학 만들기, 대학의 특성화, 대학경쟁력 강화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2007년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하여 고등교육 기관의 평가인증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도입하였다.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고등교육평가를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법제화는 늦은 감이 있다.
국가경쟁력은 대학교육에서 시작되며 대학에 대한 평가인증은 대학의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책무이며 국제사회의 공통된 요구라는 점을 감안하여, 정부와 대학의 적극적인 추진 노력과 참여가 요구된다. 아울러 평가 기구에서는 대학의 특성화와 자율성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국제적 수준으로 상향할 수 있는 평가준거 및 절차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