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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사업 반드시 2단계로 이어져야 한다"
[본지-교육부·한국학술진흥재단 공동기획]지방대학이 변하고 있다! - 전문가 좌담회

▶글 싣는 순서
① 누리사업이 몰고온 새바람
② 기업에게 갈채 받는 대학을 만든 누리사업 (상)(하)
③ 대학을 치열한 업계 현장으로 (상)(하)
④ 지역인재를 세계인재로 키우는 누리사업 (상)(하)
⑤ 지역특화 브랜드로 인기몰이 (상)(하)
⑥ 인성교육까지 책임지는 누리사업 (상)(하)
⑦ 전문가 좌담 <누리사업이 몰고온 새바람>

누리사업이 1단계에서 끝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 정책 사업비를 대폭 줄이고 계량화된 지표를 만들어 요건을 충족하는 대학에 예산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 새 정부의 정책기조이기 때문이다. 11회 동안 연재한 ‘지방대학이 바뀌고 있다’를 결산하는 전문가 좌담회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누리사업단장 등 전문가들은 “인력양성사업은 짧은 기간에 효과를 내기 힘들다”며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누리사업도 BK21사업처럼 2단계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에 한 목소리를 냈다. “누리사업 덕분에 해외연수를 가면서 비행기를 처음 타 봤다는 학생도 있다”는 한 사업단장의 고백은 지방의 열악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2단계 BK21사업처럼 수도권과 지방의 특성화사업을 ‘전국’라운드와 ‘지방’라운드로 통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참석자 : 강영순 교육인적자원부 대학구조개혁팀장, 김원필 한국학술진흥재단 BK21·누리사업관리위원회(BNC) 누리사업지원실장, 이대창 BNC 전문위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동열 박사, 차용훈 조선대 첨단부품소재사업단장, 이승재 백석대 RIS 구축 및 지역사회 맞춤형 사업단장, 홍대선 창원대 메카노21사업단장



▶본지와 교육부·학진이 마련한 결산 좌담회에서 누리사업단장들은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누리사업은 2단계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 3년간의 성과와 개선 방향

▶강영순 : 옛날에는 지방대도 상당히 권위가 있었고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었다. 언제부턴가 수도권으로만 사람과 지식이 집중되면서 지방대의 매력이 없어지고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누리사업은 이런 흐름을 한번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3년간의 사업을 통해 크게 3가지 성과가 있었다. 대학이 지방의 특색에 맞게 학생을 교육시키고, 교육시킨 학생을 지역산업에 취업시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두 번째는 대학이 가지고 있는 우수인력이나 자원을 활용해 싱크탱크 역할을 함으로써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데 물꼬를 텄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옛날에는 대학과 대학, 교수, 기업, 지자체, 이런 주체들이 다른 영역에는 관심이 없었다. 누리사업으로 인해 이들 주체들이 지역사회의 문제를 공동의 과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같이 노력했다.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승재 : 누리사업으로 학과별, 전공별 경쟁 체제가 마련되면서 교육과정과 학생 지도에 큰 변화가 있었다. 학부제 등으로 학년 간 교류나 소속감이 없었는데 누리사업 참여로 학과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비 참여학과에도 큰 자극제가 됐다. 대학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지역 내 인지도가 상승했다. 학생 역시 지방대의 열악한 환경과 평가를 뛰어넘어서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가장 큰 효과는 교육과정을 대대적으로 개편·혁신했다는 점이다. 교재 개발을 뛰어넘어 다양한 방법론이 개발되면서 교육 시스템 개선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대창 : 지표상 쉽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특성화 성과가 가장 크다고 본다. 누리사업으로 인해 지방대에서 어느 분야가 선정되고 안 되느냐 하는 문제가 굉장히 큰 경쟁 체제를 만들었다. 특히 대학 내에서 경쟁 체제가 이뤄지고 거기에 맞춰 자원 투입이 이뤄졌다. 교원확보율이나 신입생 충원율, 취업률 등이 다른 분야보다 훨씬 좋아졌고, 무엇보다 우수한 학생들이 특성화 분야로 많이 몰렸다. 누리사업 외에는 이런 경쟁 환경을 만들 요인이 없었다. 지방대를 경쟁하게 만들고, 교수·학과 단위로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게 누리사업의 가장 큰 존재이유이라고 본다.

▶박동열 : 야구에 비유하면 누리사업으로 인해 지방대가 홈런을 칠 수 있는 체제로 바뀌었다. 누리사업 이전에는 ‘n분의 1식’ 투자가 많았다. 우선적으로 투자할 분야를 선정한다는 부분이 학내에서 공감대를 얻었다는 말은, 바로 홈런을 칠 수 있는 선구안을 가지게 됐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일반적으로 모든 과를 홍보했지만 이제 집중 육성하는 특성화 분야와 학과를 홍보함으로써 성과관리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조금 아쉬운 게 있다면 성과관리 시스템이 조금 개선되어야 할 것 같다.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도 성과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대창 : 누리사업이 아사 직전의 지방대에 링거를 놔주는 단기적 처방이라는 지적이 일부 있는데, ‘링거 효과’라는 표현은 누리사업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이다. 누리사업은 못 하는 곳에 지원하는 게 아니다. 지역 내에서는 철저한 경쟁시스템으로 적자생존의 원칙이 적용된다. 때문에 죽어야 될 데가 산다는 것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잘하고 있는 학과와 못하는 학과 간에 격차가 더 벌어졌다.

▶차용훈 : 자체 성과지표나 필수 성과지표를 좀 완화시켜 주었으면 하는 의견이 사업단 내에서는 많다. 이 두 지표가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지표에만 매달리는 현상을 낳고 있다. 뭔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려 하다가도 ‘아이디어는 좋은데 혹시 지적사항이 되지 않을까’ ‘너무 오버하지 말자’는 인식이 퍼져 있다. 먼저 앞서 나가기보다 사업단 목표에 맞춰 그냥 하자는 면이 있다. 물론 4년차 들어 개선하려는 노력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김원필 : 누리사업을 하면서 모집정원을 많이 줄였다. 많은 대학들이 입학정원 감축을 전제조건으로 사업에 참여했다. 2단계에서도 적정 학생 수 감축은 간접적으로 반영돼야 할 것으로 본다. 지금은 대체로 양적지표가 많은데 앞으로는 기업체 등 각종 수혜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질적지표 개발의 필요하다. 학생 자신의 만족도, 채용한 기업, 실제 대학교육이 직업현장에서 얼마나 적합한지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 중이다.

▶홍대선 : 각 지역에서는 누리가 상당히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항상 문제는, 수도권 쪽에서 잘 모른다는 점이다. 이 정도 성과가 있으면 당연히 2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일반국민들이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이다.


누리사업의 향후 진로에 대한 전망

▶차용훈 : 1단계 사업을 통해 교육 및 인력양성 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지역인재의 지역 정착, 지역산업과의 구체적 연계성 확보, 지방대와 산업체 간의 연계 강화를 통한 고용연계형 산업교육모델 창출 등의 과제를 제2단계 사업을 통해 달성해야만 성공적인 누리사업의 완결이 이뤄질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누리사업이 종료된다면 누리사업의 완결을 이루지 못하고 소위 혁신의 악몽(‘nightmare of innovation’)을 재 반복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대학원 과정 지원을 위한 BK21사업이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학부과정 지원을 위한 누리사업 역시 정권 교체와는 무관하게 진행되어야 마땅하다.

▶이승재 : 지방대에 대한 기존 국책사업은 1~2년 단위로 대학 당국에 지원하는 형식이었으나 누리사업은 중·장기 사업으로 대학의 특성화와 지역 관련 학문 분야 지원으로 지방대의 역량강화에 큰 효과를 거두었다. 지역과 연계성을 가지고 대학의 역량을 발휘할 단계에서 마무리가 된다면 지역사회에서의 대학 역할이 상실될 것이다. 우수학생 모집, 취업률에도 타격을 입을 것이다. 더 나아가 추후 국책사업에 대한 불신이 커져 어떤 사업을 하더라도 교수와 학생들의 참여율이 저조할 수 있다. 누리사업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어떤 사업이든 중장기적으로 연계성을 가지고 가야 한다면, 2단계 누리사업이 유지되어야 한다.

▶홍대선 : 교육사업은 그 속성상 짧은 기간에 그 효과를 내기 힘들다. 지금도 지방의 대다수 우수학생들이 수도권지역의 대학으로 진학하기를 원하고 있고 실제로 이러한 현상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수도권대학과 지방대를 같은 위치에 놓고 경쟁시키면 지방대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형국이다. 지역이 골고루 잘 살아야 국가의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볼 때 지방대를 육성해야 하는 것은 국가의 큰 과제라 생각한다. 누리사업 시작 전과 이후 3년간 나타난 지방대의 위상 변화와 성과를 면밀히 분석해 잘하고 있는 대학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박동열 : 중소기업이 인력규모로는 85%를 차지하는데 핵심인력만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에서 요구하는 인력양성시스템이 죽는다면 우리나라 전체 산업인력구조에 혼란이 올 수 있다. 단순히 지방대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산업구조를 견실하게 만들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 누리사업의 존재 이유가 있다.


차기 정부의 지방대 지원·육성 방향은?


▶차용훈 : 특성화된 지방대 육성이 지역혁신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의 중요한 방안 중 하나라는 인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따라서 지방대 지원 및 육성 정책은 수도권과의 경쟁을 배제하고 지방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다만, 현재의 지역전략산업과 연계된 분야 이외에 대학이 잘 할 수 있는 특성화된 영역을 발굴, 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업기획과 운영, 평가에 자율성을 일정 부분 부여하는 게 필요하다.

▶이승재 : 누리사업이 지역혁신과 관련된 프로그램과 지역전략산업과의 연계성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대학 전체의 역량 강화에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 대학의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대학 당국에 지원하되, 현재의 누리사업처럼 프로그램과 지역 연계 차원에서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분배 형식보다 집중 지원함으로써 사업의 효율성과 가치를 높이는 방안도 모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홍대선 : 누리사업이 수도권을 배제하고 지방대의 특성화에만 지원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반론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 수도권 대학에도 어느 정도의 특성화지원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굳이 지방대만 지원하는 것이 어렵다면 BK21사업처럼 대학 특성화 지원사업을 전국단위와 지방단위로 구분하고 각 대학의 사정에 따라 전국/지방/분야별로 특성화를 지정해 지원하는 방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 방법이 새 정부가 추구하는 있는 ‘자율과 경쟁’이라는 취지와도 일치하고, 지금까지 누리사업을 통해 이루어 놓은 지방대 특성화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느 형태든 지방대의 육성이라는 과제는 선진국을 향한 우리시대의 큰 과제라고 보고, 새 정부에서도 지속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정리 : 권형진 기자 / 사진 :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8-02-18 오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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