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 40명 배정은 아쉽지만, 로스쿨 시대에 합류하게 된 점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
김영철 건국대 법과대학장<사진>은 지난 4일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이 확정됐을 때 이같이 말했었다. 그러나 적은 인원을 배정받은 데 대한 걱정을 누그러뜨리진 못했다.
건국대는 현재 로스쿨 전임 교원만 39명이다. 로스쿨 유치를 준비하며 10여명이던 교원을 39명으로 늘렸다. 모두 정년보장 교수들이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크다. 학생 대 전임교원의 비율은 '1:1'에 가깝다. 김영철 학장은 "학생들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고 말하지만, 다양한 과목 개설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경영상의 문제도 크다. 건국대 로스쿨의 장학제도는 학생 수혜의 폭이 넓다. 정원의 50%에게 전액 장학금을 주고, 나머지 50%에겐 반액 장학금을 주게 돼 있다. 한학기 등록금은 800만원 정도. 한학기 총 등록금 수입으로 교수 한명의 연봉도 제대로 못 주게 된 셈이다.
대학가에선 건국대가 이런 난국을 극복하고 어떻게 로스쿨을 운영할까 궁금해 한다. 김영철 법대학장을 찾아 이런 궁금함을 풀어봤다.
"적은 정원으로 경영상의 문제점과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문제가 있지만 학생 입장에선 나쁠게 없다. 일대 일 '맞춤식 교육'이 가능하다. 물론 강의를 정식으로 개설하기 위해선 '수강생 한 두명 가지고도 개설해야 하나'하는 고민이 있지만, 강의 개설을 안하고도 특정 분야에 관심있는 학생에게 '맞춤식' 개별지도를 시킬 수 있다."
재정적인 부분도 이미 재단의 특별지원금이 계획돼 있기 때문에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100명 정원 배정을 목표로 재정지원이 계획됐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로스쿨 시작 첫해에 20억원, 2년차에 45억원, 3년차에 70억원의 재단 특별지원이 약속돼 있다. '스타시티 사업'에 성공을 거둔 건국대로서는 해마다 200~300억원의 임대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같은 지원이 가능하다."
김영철 학장은 한학기 등록금 수입이 교수 한명의 연봉도 안되지만 이를 '양질의 교육'을 시키기 위한 '재정적 희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타 교내 단과대학에 대해선 미안한 심정을 갖고 있다.
"그 동안 로스쿨을 유치해야한다는 대의에 공감해 다른 단과대에서 양보해 준 면이 많은데 40명 밖에 정원을 받지 못해 질책하는 분위기가 있다. 자존심이 상한다는 것이다. 학장으로선 미안하고 죄송할 뿐이다. 그러나 이번 일은 심사주체의 무원칙에서 빚어진 부분이 많다. 이 부분은 법적 조치를 통해 시정돼야 한다."
김 학장은 이번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 선정이 법학교육위원회 구성에서부터 기준설정과 심사, 예비인가와 정원배정에서 모두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1000점 만점을 기준으로 890점에서부터 860점까지 선정대학들이 몰려 있는데 최대 80명까지 정원 차이가 나는 부분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 학점으로 따지면, 한 대학만 'A' 성적을 받았고, 대부분의 대학이 'B+'의 성적을 받은 셈인데 정원이 120명에서 40명까지 차이가 나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 40명 배정은, 전임교원을 최소한 20명 갖추도록 한 로스쿨 법률안 자체가 최소 정원 80명을 설정해 마련됐기 때문에 법률에도 반하는 것이다."
김 학장은 로스쿨 예비인가와 정원배정에 대한 문제점은 지적하면서도 "대학끼리 싸우는 모습이 돼선 안된다"며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대학끼리의 협의를 강조했다.
앞으로의 로스쿨 운영계획에 있어서도 양질의 교육을 통해 '최고의 로스쿨'을 육성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하바드대의 로스쿨 정원이 400명이고, 예일대의 로스쿨 정원이 200명이다. 그렇다고 예일대 로스쿨이 결코 떨어진다고 보지 않는다. 소규모가 로스쿨 간 경쟁에서 '후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로스쿨 시대의 경쟁에선 변호사자격시험 합격률과 유명 로펌·국가기관·기업 등에 얼마나 좋은 법조인을 배출시키느냐에 달려있다. 건국대 로스쿨이 적은 규모로 시작하지만 학생들에게 최상의 교육을 시켜 로스쿨간의 경쟁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