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이주호’ 찰떡궁합 될까
새정부 '자율과 경쟁' 원칙엔 공감대 형성
청와대가 밀어붙이기 추진땐 갈등 소지도
새 정부의 초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 김도연 전 서울대 공대 학장이 내정되면서 청와대 교육과학 수석으로 내정된 이주호 한나라당 의원과의 팀워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도연-이주호’ 교육정책 라인이 얼마나 잘 작동하느냐에 따라 새 정부 교육정책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참여정부 막판에 청와대와 교육부가 힘겨루기를 벌이면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예비인가 심사를 둘러싼 논란이 오히려 증폭된 데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일단 교육정책의 방향에 있어서 두 사람의 ‘코드’에는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김 내정자는 서울대 공대 학장시절 대학경쟁력과 자율성 강화를 특히 강조했다. 김 내정자는 당시 서울대 이공계 신입생의 기초학력 약화의 원인으로 고교평준화를 꼽으면서 “이공계만이라도 본고사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키도 했다. 3불 정책 가운데 고교등급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영어강의 비율을 대폭 늘린 것도 새 정부 교육정책 기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이 수석은 알다시피 ‘자율과 경쟁’으로 대표되는 새 정부 교육공약을 만들고 다듬은 장본인이다.
개인적인 성향에서도 두 사람은 비슷한 면이 꽤 있다. 김 내정자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으로 평가받는다. 교육부 한 직원은 “업무보고 때 보니 학자적 소양과 능력, 소신이 뚜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대 공대 학장시절, 동료 교수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교수 사회의 경쟁기피 풍토를 개선키 위해 교수평가제를 도입하고 ‘학장 외부 간선제’를 밀어붙였다.
KDI 교수 출신 이 수석도 ‘소신’이라고 하면 빠지지 않는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추진해 나가는 스타일이다. 지난해 국회 예산심의 때 입학사정관제 예산이 20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삭감되자 이 수석이 128억원으로 올렸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로스쿨 총 입학정원이 최소 2500명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두 사람이 생각도 비슷하고 나름대로 소신이 있기 때문에 잘 어울리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점이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새 정부에서는 교육부가 부총리에서 장관급 부처로 격이 떨어진 데다 구조적으로 청와대의 권한과 기능이 이전보다 강화됐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정부부처가 청와대의 집행기관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게다가 이 수석은 새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 브레인이다.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과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도 사실상 그의 작품이다. 반면 김 내정자는 교육정책과는 다소 거리가 먼 과학계 출신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직제가 2차관제로 개편되면 이 수석과 1차관은 교육을, 김 내정자와 2차관은 과학을 맡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교육정책에 관한 한 청와대의 입김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정이 대학노조 정책국장은 “MB정부가 경제와 교육을 강조하는데 사실상 이 두 가지는 직접 챙기겠다는 뜻”이라며 “청와대는 브레인, 부처는 손발 역할을 하다 보면 청와대의 간섭이 이전보다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국장은 “교육정책에서 교육부가 중심이 될 때는 그래도 이해관계가 다른 집단의 다양한 의견을 들으면서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지만 청와대가 끌고 갈 때는 일방적 관철로 흐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재갑 한국교총 전략기획본부장은 “청와대가 입시정책과 관련해 수능 반영비율까지 일일이 간여한 것이 참여정부에도 결정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청와대 수석은 조정하는 역할에 치중해야지 과도하게 간여하다 보면 현장의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를 잘 아는 한 서울대 교수는 “김 내정자는 사심이 없고 패거리 지으며 일하지 않는 ‘고고한 학’과 같은 사람”이라며 “문제는 곧다는 것이다. 정책 추진과정에서 판단이 서면 소신을 굽히지가 쉽지 않을 것인데, 얼마나 할지가 오히려 걱정”이라고 염려했다.
이 수석과 함께 일한 적 있는 한 대학교수는 “이 수석은 다른 주장도 배척하지 않는 합리적인 성격인 데다 상황 판단이 빠르다. 인수위 등을 거치면서 충돌을 일으켜서는 정책 관철이 어렵다는 것 정도는 알았을 것”이라며 “야당시절에는 일부 밀어붙인 측면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교육적 책임을 지는 자리에 앉다 보면 예전처럼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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