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悅乎,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기쁘지 아니하랴)" 67세의 나이에 서울대 학사모를 쓰게 된 현직 법무사는 입학 46년만에 졸업하게 된 소감을 묻자 "배움의 참맛을 이제 알겠다"며 논어의 한 구절을 담담하게 인용했다.
25일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법원 인근에서 법무사로 일하고 있는 이한준씨는 26일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최고령 졸업생으로 학사모를 쓴다.
그가 학사모를 쓰기까지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기성세대라면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가난 때문이다.
서울 태생인 이씨는 고교를 마친 뒤 서울대 중어중문학과에 62학번으로 입학했으나 어려운 가정형편때문에 한 학기만에 학업을 그만두게 됐다.
이씨는 당시 사법고시 응시 자격을 얻기 위해 사법 및 행정요원 예비시험을 치며 새로운 길을 모색했으나 이마저 뜻대로 되지 않아 군에 입대했다.
그는 제대 후 다시 학문의 꿈을 꾸기도 했으나 또래에 비해 훨씬 나이가 들어버린 탓에 선뜻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공직생활을 시작했다가 외국계 기업, 개인 사업 등으로 몇 차례에 걸쳐 직업을 바꾸며 살아왔다.
이씨는 1990년도에 법무사 시험이 생기자 이를 악물고 공부한 끝에 6년 만에 합격, 대학을 마치지 못한 한(恨)을 반쯤 풀었으나 학사모의 꿈을 버리지 못했다.
그는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2004년 재입학 절차를 통해 학교로 돌아갔으며 그간의 아쉬움을 풀기라도 하듯 종교학까지 복수전공하며 마침내 학사모를 쓰게 됐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자전적 소설을 쓰고 있다는 이씨는 "집필이 마무리되는 내년에는 평소에 관심이 있던 신학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라며 지칠줄 모르는 향학열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 입력 : 08-02-25 오후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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