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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명 가르칠 분교에 4천명 시설 갖춰라?
수도권 분교 추진 대학들 규제 탓에 줄줄이 답보
교육부 "편제완성연도 기준 교사·교지 확보해야"
삼육대는 5년 전인 지난 2003년 경기도 남양주 호평동에 약 8만평 부지를 확보했다. 기숙형학교 형태의 제2캠퍼스를 조성해 신입생 1240여명에게 집중적으로 영어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다.

비교적 국제화에 일찍 눈을 뜬 발빠른 대응이었지만, 5년이 지난 아직까지 캠퍼스 조성을 못하고 있다.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따라 편제완성연도에 해당하는 학생정원에 맞게 교사·교지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육대가 1240여명의 신입생만을 보내 영어집중교육을 시키더라도 교사와 교지는 4960명에 맞게 충족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삼육대의 남양주캠퍼스 계획은 현재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박두한 기획조정실장은 "5년 동안 제2캠퍼스 계획이 한발짝도 못나가고 교차상태에 빠져있다"며 "교육부가 안된다고 해서 처음 구상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종합적으로 재검토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세종대도 지난해 7월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에 제2캠퍼스를 마련할 계획이었다. 약 9만9,000㎡(3만평) 규모의 캠퍼스 부지를 확보해 신입생 전체가 기숙할 수 있는 기숙형 캠퍼스 건설을 추진했다. 부지매입에 3억원을 사용하고 기숙사 사업은 민자유치(BTO)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뒀다.

이원우 기획처장은 "기숙사는 BTO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부지매입금액을 제외하면 그리 많은 예산이 소요되지 않는다"며 "임시이사 체제 하에서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세종대도 역시 편제완성연도에 따른 교사·교지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문제로 제2캠퍼스 계획이 답보 상태다.

얼마 전 파주에 제2캠퍼스 추진 계획을 밝힌 국민대도 이런 규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국민대도 캠퍼스 추진 초기 단계에서는 1학년 전체를 보내 국제화 교육을 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학설립운영규정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국제화·특성화 캠퍼스 추진'이라는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파주캠퍼스 추진단장을 맡은 김종범 행정대학원장은 "1학년 학생들을 보내 집중 글로벌 교육을 시키는 캠퍼스를 구상 중"이라며 "그러나 편제완성연도를 기준으로 해 교사 교지 확보율을 맞춰야 한다는 얘기가 있어, 계획 대로 되지 않을 때의 대안도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1학년 정원이 3500명인 국민대는 이 규제에 맞추기 위해선 1만4000명에 해당하는 교사·교지를 확보해야 한다.

얼마 전 미국공여지 활용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돼 경기도에 제2캠퍼스를 추진하는 대학들의 행보에도 탄력을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국민대 처럼 미군 공여지에 캠퍼스 조성을 추진하는 대학도 관련 규제로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서울에 있는 대학들이 수도권에 제2캠퍼스를 추진할 땐 "대학설립운영규정 시행규칙에서 규정한 '위치변경 인가'(7조)를 신청해야 한다"고 관련 법규를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위치변경인가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따라 교사(4조)·교지(5조)를 확보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에 있는 대학이 수도권에 분교를 두려면 위치변경 인가를 받아야 한다"며 "인가를 받으려면 학생정원에 따라 교사·교지 요건을 확보해야 하는데, 학생 정원은 편제완성연도를 기준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편제완성연도는 1학년부터 4학년까지를 합한 기준이기 때문에 1학년만 간다는 것은 현행 법 테두리 안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런 규제가 없으면 한 쪽의 캠퍼스는 텅텅비는데 다른 캠퍼스는 과밀학급으로 운영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분교라도 따로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학들의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정원의 4배에 해당하는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1000명 정원으로 캠퍼스를 운영하면 충분한 곳에 4배에 해당하는 교사·교지 기준을 갖추는 것은 오히려 '과잉투자'가 된다는 주장이다.

박두한 삼육대 기획조정실장은 "대학이 나름대로의 계획에 따라 1학년에 대해 특성화 교육을 시키려고 하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대학 자율을 강조하는 새정부에서는 전향적인 검토가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8-03-10 오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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