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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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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칼럼] 포스텍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교육과학기술부의 사명
장수영 전 포항공대 총장·전자전기공학과 교수

60년간 문교부-교육부-교육인적자원부로 이어오던 부처가 1967년에 설치되었던 과학기술부(처)와 통합해 교육과학기술부가 됐다.

필자는 1993년 중앙일보 시론에서 그와 같은 주장을 한 바 있으므로 감회가 남다르다.

독일은 오래전부터 연방정부 14개부중의 하나가 교육 및 연구부 (Bundesminiterium fur Bildung und Forschung)로 됐고, 일본도 최근 문부성에 과학기술을 포함시켜 문부과학성으로 개편했다.

미국연방정부에 교육부가 생긴 것은 레이건대통령시절인 1981년이었다. 그 전까지는 보건·교육·후생부로 되어 있었다.

초대 김도연장관은 예산 30조원이 넘는 거대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됐다.

물론 초·중등교육에 관해서는 각 시도교육청에 예산을 분배하고, 세부사항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학입시에 대해서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업무를 이관해 과거 교육부총리처럼 미세한 사항에까지 지시하고 간섭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초대장관이 해야 할 일은 엄청나게 많겠지만 첫째,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 전국이 같은 교과서를 쓰지 말고 각 시도교육청이 독자적으로 교과과정을 만들고 교과서도 달리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평준화정책 때문에 불가능했지만 이렇게 해야 사교육비가 줄어들고 교육 때문에 인구가 서울로 집중되는 문제도 점차 해소될 수 있다. 사지선다식 정답 맞추기 교육도 철폐해야 한다.

둘째, 대학교육에 있어서 점차 학생 수를 줄여야 한다. 지금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정원 2천명을 가지고 적다는 불평이 있으나 우리나라는 연간 8만명의 공학사가 배출되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공학박사만도 연간 2524명이 배출되고 있으나 기업에서는 쓸만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지금까지 숫자를 늘리는 데만 신경을 썼고 질적 향상에는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셋째, 교수로 처음 임명되는 학자들에게는 유럽대학들처럼 반드시 취임강연을 공개적으로 하게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가짜박사나 실력이 없는 교수들이 대학 강단에 서는 일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넷째, 영어교육을 공교육에서 담당해야 되지만 필요한 원어민 교사를 확보하고 기존의 교사들에게 충분한 재교육을 해서 시간을 두고 시행해야 될 것이다.

다섯째, 과학연구비 배분에 있어서 연구비신청자 소속대학교수들을 심사위원에서 배제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2270여개의 대학이 있으나 연구비를 많이 받는 대학은 125개의 연구중심대학이며 그 중에서도 88개 대학이 연구비의 대부분을 받고 있다.

여섯째, 연구비 사용에 관한 정부감사방식을 바꾸어서 연구자들이 행정에 소비하는 시간을 줄여주어야 한다. 그 대신 각 대학에서는 자체적으로 연구비가 목적이외에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

일곱째, 연구업적 평가에서 논문의 숫자위주보다는 논문의 질을 평가해야 세계적 연구업적이 나올 수 있다.

여덟째, 이공계통의 젊은 박사들을 3년간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포스트닥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캠브리지 대학에서는 ‘Research Fellow’라는 제도가 있고 하버드 대학에는 ‘Junior Fellow’라는 제도가 있어서 3년간 강의 부담 없이 마음껏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다. 업적이 좋으면 부교수로 바로 임명할 수 있고 Junior Fellow 중에서는 위대한 과학자가 많이 배출됐다.

아홉째, 산하 국책연구소 연구원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주고 연구원으로서 보람을 느껴서 기회만 있으면 대학으로 가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새 정부의 기본정책에 맞게 학교와 연구소에 좀 더 많은 자유를 주길 바란다.

장수영 칼럼 | 입력 : 08-03-10 오전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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