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으로 대학 자율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됐다. 대학들은 ‘자율화’가 대학은 물론 국가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대에 맞지 않는 구태 조항들이 자율화 시대를 맞는 대학들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구태 조항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임대상점, 지방세 부과는 부당 
▶임대 상점에 대한 지방세 부과를 두고 대학과 지자체 간 갈등이 끊이지를 않고 있다. 대학들은 임대상점도 학교의 고유목적에 부합되는 후생복지사업으로 비과세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지자체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자료 사진.
#사례1. 경희대 국제캠퍼스(이하 국제캠퍼스)는 용인시청과의 지방세 반환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용인시청은 국제캠퍼스 내 임대상점들에 대해 지방세를 부과했다. 국제캠퍼스가 이에 불복, 양 측은 지난 2002년 첫 소송에 들어갔다. 1심, 2심에서 국제캠퍼스가 승소했으며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도 국제캠퍼스가 승소했다. 결국 국제캠퍼스는 10억 원 가량을 환급받았다.
국제캠퍼스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과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는 임대상점에 부과되는 지방세를 두고 갈등이 존재한다. 지자체는 관련 법규에 의거, 후생복지 또는 교육 및 연구 등 학교의 고유목적 사업 여부를 판단해 과세 여부를 결정한다. 대학이 직영하지 않는 임대 상점의 경우, 지자체는 대학의 고유목적 사업으로 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학들은 임대상점 역시 후생복지사업이라는 입장. 특히 구성원들의 수요가 보다 다양해지는 시점에서 대학들이 모든 시설을 직영할 수 없다는 상황을 감안할 때, 임대는 대학으로서는 부담을 줄이면서 구성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최적의 수단이란 게 대학들의 생각이다. 따라서 대학들은 지자체가 단순히 법 규정으로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임대 상점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변화에 맞게 규정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점에서 경희대 국제캠퍼스가 지방세 반환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는 사실은 대학들로서는 고무적인 대목이다. 대법원이 대학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임대상점에 대한 지방세 부과는 개선돼야 한다는 대학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기 때문이다.
대법원 재판부는 “비영리사업자가 부동산을 그 사업에 사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수익사업에 사용하는 것인지 여부는 당해 비영리사업자의 사업목적과 취득목적을 고려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면서 “(임대 상점들은) 기숙사 거주학생과 일반학생 및 교직원들의 후생복지를 위한 시설로서 원고(국제캠퍼스)가 수행하는 교육사업에 사용되는 것이라 할 것”이라고 판결했다.
또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장무 서울대 총장·이하 대교협)의 ‘사립대학 재정확충을 위한 규제완화’ 보고서에 따르면 ▲평생교육사업 과세대상 포함 ▲학교법인이 경영하는 수익용 재산에 대한 지방세 부과 등도 세제와 관련, 개선이 필요한 조항으로 지적됐다.
해외진출, 여전히 높은 벽
#사례2. 지난해 명지대 건축대학은 뉴욕에 자체 해외 교육장을 설립하고 본과 학생들에게 해외 교육 기회를 제공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대학은 설립 당시 명시한 교육장소에서만 교육이 가능하다는 이른바 ‘교육지 이탈 금지 조항’ 때문이다. 결국 명지대 건축대학은 해외 교육장 설립은 포기하고 ‘외국대학과의 공동학위 과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국제화 시대에 해외 진출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높이려는 대학들은 늘고 있지만 해외 진출이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 법규에 따라 대학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외국대학과의 공동학위 과정’이나 ‘해외분교’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명지대 건축대학처럼 자체 해외 교육장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과 의지가 있어도 법규 조건에 해당되지 않으면 포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물론 대학들이 분교 설립 또는 외국대학과의 공동학위 과정을 통해 해외진출을 꾀할 수 있다. 하지만 분교 설립의 경우 그에 해당하는 조건을 갖추려면 웬만한 대학이 아니고서는 어렵다. 또한 외국대학과의 공동학위 과정 운영의 경우 국내 대학이 전적인 운영주체가 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자체 해외 교육장 설립도 허용돼야 한다고 대학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상현 명지대 건축학과 교수는 “분교 설치는 어마어마한 일이고 우리가 하는 것(해외 교육장)이 일반적이 돼야 국제경쟁력이 있다”면서 “당시 교육부도 이런 부분을 인정하고 관련 법규를 적극 개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우수 교원 채용에도 불편
대학들이 신규 교원을 채용할 때도 일부이긴 하지만 제약 사항에 따른 불편함이 있다. 예를 들어 대학들은 신규 교원 채용 시 ▲1개월 전 채용공고 의무 ▲외부 심사위원 3분의 1 이상 포함 등의 과거 교육부 방침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이런 조항들은 대학들이 자유롭게 교원을 채용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게 대학들의 지적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교수 채용 시 1개월 전에 공고를 내야 하면 상황이 급할 시, 특히 우수교원을 채용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우수 교원, 특히 외국 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교협은 현행 법규 가운데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항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정부에 개정 요구를 건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