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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간 경쟁틀 만들어야 연구·교육력 제고”
[인터뷰] 조우현 숭실대 교수
“교수 급여·승진 능력따라 차등 적용해야”
“자율화는 정원규제 풀어 대학간 경쟁시키는 쪽으로"
- 근래 들어 대학들이 연구업적평가 기준을 강화하는 등 연구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학의 연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효과적 방법은 뭔가?

“교수들의 시간을 학교가 통제·관리하는 것이다. 연구·강의·외부활동 시간을 관리해서 교수들이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하면 연구력은 어느 정도 올라갈 수 있다. 그렇지만 가장 좋은 것은 교수들 스스로가 서로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단과대학이나 학과 단위로 연구 실적이 낮은 데는 급여를 낮추면 가능하다. 단대나 학과 단위에 인사권을 줘서 연구업적이 낮은 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키면 자체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교수들에 대한 급여 체계도 지금의 연공서열제에서 벗어나 능력에 따른 연봉제를 실시해야 한다. 지금처럼 학교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연구실적만 충족되면 똑같은 보수를 받는 체제하에선 연구력 강화가 어렵다. 승진도 능력기준으로 시켜야 한다. 능력이 없는 사람은 평생 조교수나 부교수로 있게 하고, 탁월한 일부 교수만 정교수로 승진시켜야 한다. 교수 임용의 문도 넓혀 승진대상자를 뽑을 때 내부서만 끌어올리지 말고 외부에서도 지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외부와의 경쟁은 교수들의 연구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 이명박 정부의 대학 정책은 ‘자율화’로 대변된다. 대학 자율화가 어떻게 진전돼야 대학 연구·교육력에 도움을 주겠는가.

“대학 교수들이 연구를 열심히 안하고 적당히 지내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학이 안 망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학의 입학정원을 보장해 주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에만 있으면 절대 안 망한다는 인식이 생겼다. 그러니 나태해 지는 것이다. 정원 자율화로 대학 간 경쟁체제를 만들어 줘야 한다. 정원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 수도권 대학 간에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망하는 대학도 나올 것이다. 대학에서 연구와 교육에 모두 충실한 우수 교수는 20% 밖에 되지 않는다. 대학 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 나머지 80%의 교수도 연구와 강의에 신경을 쓰게 될 것이다. 그 다음이 입시 자율화인데, 여기선 정부의 감독권이 명확해야 한다. 각 대학의 입시자료를 철저히 감시해 부정입학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공정해야 할 입시가 자율화란 미명하에 사회 문제화 된다면 정부의 대학정책은 또 후퇴할 것이다.”

-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학개혁에 긍정적 시각을 가진 쪽에서도 논란이 있는 것 같다.

“강의평가 결과는 당연히 공개돼야 한다. 아예 매년 강의평가결과를 학생회에서 책으로 만들어 도서관에 비치하자고 주장하고 싶다. 그게 5~10년 계속 모이면 해당 과목의 정보를 얻는데 요긴한 자료가 될 것이다. 1978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박사과정을 하면서, 학부 강의를 일주일에 두 번 맡은 적이 있다. 거기선 30년 전부터 학생회가 나서 강의평가 결과를 다 공개하더라. 일각에선 학생들이 감정적으로 평가해 강의평가가 인기투표처럼 된다고 하는데, 학생들은 절대 강의평가를 감정적으로 하지 않는다. 얼마나 진지한 노력을 하고 있느냐를 본다. 그러기 때문에 나 같은 외국인 박사과정생도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었다.”

- 강의평가를 공개하는 것 말고 대학의 교육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 있는가.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강의계획서가 일단 충실해야 한다. 지금은 대부분의 대학이 1페이지 분량의 간단한 강의계획서만을 받고 있는데 더 충실해질 필요가 있다. 강의 계획부터 평가까지 부실하기 때문에 대학교육이 부실해지는 것이다. 그러니 기업들은 엄청난 비용을 들여 신입사원에게 재교육을 시키게 된다. 강의계획서에서 한 학기동안 강의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시험도 많이 봐야 한다. 그 다음에는 학생들의 평가한 결과를 공개하고, 그것이 끝난 뒤엔 교수들의 자기 평가가 이어져야 한다. 한 학기 동안 자신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능력을 개발할 수 있었는지 따져보고 보완하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교육력을 올릴 수 있다.”

조우현 교수는 1972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서 경제학 석사를, 오하이오주립대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뉴욕주립대 교수를 거쳐 1984년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노동경제학’ 전공인 조우현 교수는 숭실대 교수로 재직하며 노사관계대학원장·경상대학장·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대외적으로도 경실련 정책연구위원장·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한국노동경제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그가 2006년 발간한 <대학을 바꿔야 나라가 산다>는 대학의 경영구조부터 교육의 질적 제고까지 향후 우리 대학이 취해야할 다양한 개혁방안을 담아 대학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8-04-11 오전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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