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기중 기자]“자본주의 사회니까 시장에 맡겨야 한다며 미국을 예로 드는데, 미국은 확실한 관리 원칙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김신일 전 교육부장관이 이명박 정부의 교육 기조인 ‘경쟁’에 대해 쓴 소리를 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부산에서 열린 ‘고등직업교육 CEO연수’에 강연자로 나와 4년제 대학에 비해 홀대받는 전문대의 입장을 설명하며 이명박 정부의 교육 기조를 비난했다.
김 전 장관은 4년제 대학을 대기업, 전문대학을 중소기업에 빗대어 “재벌기업이 돈 되는 일은 다 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가기보다 한쪽으로 기울어져 건전성 유지가 어렵고, 그래서 중소기업 살기 어렵다”며 “이런 문제가 갈등과 불만을 가져오기 때문에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경쟁 원리에 대해 “현 상황에서는 고등교육 전체 건강하게 발전하기 어려운데, 무조건 경쟁에 맡기는 게 좋은 것인지 생각해봐야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규제가 옳다는 이야기 아니고 질서는 유지돼야 한다는 뜻”이라며 “질서유지와 규제를 분간해 규제를 줄이되 질서는 분명히 지켜야 한다. 여기에서 교육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또 “교육에 상업주의가 팽배해지면 사회적 공공성을 잠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의 고등교육에 상업주의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에 대해 “유럽과 미국은 ‘교육은 공공사업’이라는 철학 속에서 상업주의가 발전했다”며 우리나라 교육이 확고한 철학 없이 상업주의에 물들고 있음을 개탄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교육 상업주의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커나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는 게 우리의 교육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대학의 성찰도 촉구했다. 김 전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을 때 ‘대학에 재정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했더니 ‘대학이 우선 자세를 바꿔 사회적 책임지는 모습 보여야 한다’고 말하더라”면서 “대학의 공공성 강화는 말로만 그치지 말고 손해를 보더라도 추진할 정도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