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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대학에선] 중국, 단과대 ‘자율’ 바탕 치열한 경쟁
김신동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中 북경대 초빙교수
교수 급여 천차만별...학생들은 기숙사 생활
중국에 체류하는 해외유학생 가운데 단연 1위는 한국으로부터 온 유학생이다. 2006년의 경우 5만 명이 넘었다. 한국에 있는 해외 유학생 1위 역시 중국 학생들이다. 양국의 교육적 교류가 활발한 현상은 미래를 위해 좋은 일이다. 그런데 한국이나 중국이나 할 것 없이 해외 유학생을 유치한 경험이 별로 없는 나라들인지라 유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장치는 문제가 많은 형편이다.

대부분 학생들 스스로가 알아서 생존해야 하는 방식이고 학교가 정작 챙겨주는 부분은 허술하기 그지 없다. 중국의 명문대학에 와서 힘든 유학생활을 하면서 정작 중국을 배우지 못하는 숱한 한국 학생들을 보았다. 이들의 노력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학교가 이들에게 기실 수업 이외에 아무 것도 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저 국외자로 떠돌게 되는 시간이 너무 많은 것이다. 한국에 와 있는 중국 학생들이 그렇듯이.

대학이라고 하는 고등교육기관은 강의만 이루어지는 곳은 아니다. 이것은 대학의 수준과 형편을 가늠케 하는 한가지 척도에 불과하다. 대학이 선진적으로 잘 돌아가자면 고급의 교육행정과 기술지원이 따라야 하고, 구석구석 충분한 서비스가 마련되어야 한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의 대학들은 근자에 들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교육에 대한 사회의 투자는 경제발전이 이루어진 다음에나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중국 역시 근래의 급속한 경제 발전의 과실이 서서히 대학으로 유입되는 단계를 맞고 있다. 개방과 국제경쟁력이 교육 기관의 질적 향상을 요구하고 있고, 경제발전의 여력으로 이제 그런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참이다.

한가지 예를 든다면 교수 연구실 지급의 시작이다. 중국이나 러시아는 사회주의 체제 아래서 개별 연구실이 없는 대학 시스템을 유지해 왔다. 개인 연구는 집에서 하고 학교에서는 강의와 회의, 면담 등만 하면 그만인 방식이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고 지금도 대부분 대학은 이러한 실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 북경대, 칭화대 등 명문대를 중심으로 개별 연구실들이 상위직급 교수들을 우선하여 지급되고 있고 이러한 추세가 확산되는 경향이다. 연구실이 늘고 있지만 연구실 없는 교수생활에 익숙한 나머지 학교를 중심으로 학문교육공동체를 꾸리는 습관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내가 강의를 하고 있는 북경대 대학원의 경우 학생들이 학기 초에 강의 선택을 위해 기웃거리도록 허용하는 기간이 너무 길어 시간 낭비가 심하다. 대학원생들이 한 학기에 수강하는 과목들도 너무 많아서 심한 경우에는 한 학기에 여덟 과목을 수강하는 경우도 있다. 석사 첫 학년에 과목을 모두 끝내버리고 이년차에는 직장을 구하러 아예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과목당 부과되는 학습량이 적다는 뜻일 게다. 결국 대학원 교육의 질이 문제될 수 밖에 없다. 북경대가 이렇다면 다른 대학 사정도 별반 낫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자질과 학습에 대한 의지는 대단하다. 영어 실력도 상당해서 기성세대인 교수들보다도 대체로 낫다. 교수들과는 영어로 통하기 어렵지만 학생들과는 통한다. 이도 물론 북경대라서 그런 점도 있을 것이다.

중국 대학이 지닌 다른 특징은 단과대학별 자율성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교수들의 급여도 적게는 우리 돈으로 월 60만원 정도에서 많게는 월 1천 만원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중국 교수들 가난하다고 생각하지만, 내용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개인의 능력과 학과, 학부의 능력에 따라 경영 상태가 천차만별이다. 고도의 평균주의가 지배하는 한국의 대학들이 과연 이런 시스템과 미래에 경합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문제다.

중국의 대학과 미국 대학이 닮은 점이 있다. 학생들이 거의 모두 기숙사에서 생활한다는 점이다. 두 나라 모두 나라가 넓다 보니 그렇게 발전된 것이기도 하겠지만, 더 중요하게는 교육을 바라보는 철학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공부에 전념하여야 하는 학생들이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여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다. 수많은 학생들이 학교 통학 때문에 매일 한두 시간에서 심지어 서너 시간을 버리고 다니는 한국의 실정은 정말이지 개탄할 일이다.

세계의 대학들을 따라잡기 위해 분투하는 중국의 명문 대학들. 아직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지만 곧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일은 시간 문제다.
한국대학신문 기자 (ladakhy@unn.net) | 입력 : 08-04-28 오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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