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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대학캠퍼스 디자인에 눈뜨다
사각형 벗어나 건물마다 조형미 한껏
국제관 5층 피로티는 명물 중의 명물

서울의 북악터널이나 내부순환도로로 국민대 옆을 지날 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물은 ‘북악관’이다. 학교 로고를 가슴에 새기고 지상 15층 높이로 우뚝 서 있는 북악관은 국민대를 상징하는 ‘랜드 마크’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신입생 곽다인(디자인학부1)씨는 “처음 학교에 왔을 땐 북악관이 가장 눈에 띄었지만, 지금은 조형미를 갖춘 현대식 건물에 더 눈이 간다”고 말했다.
◀ 국민대 캠퍼스의 '랜드마크' 북악관

‘디자인 명문’ 캠퍼스도 조형미 뽐내

실제로 국민대 캠퍼스는 ‘디자인 명문’으로 불리는 학교의 명성만큼이나 각 건물에 디자인적 요소를 담고 있다. 직사각형의 단조로운 대학 건물의 형태를 탈피하고 저마다의 조형미를 뽐내고 있는 것이다.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국민대로 들어서기 전부터 종합복지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ㄷ’자를 두 개로 이은 것 같은 종합복지관 건물의 네 변이 도로변을 향해 뻗어 나와 있어 역동적인 느낌을 던져 준다. 

정문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농구장과 대운동장이 보인다. 이 운동장은 지하 3개 층에 1200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만들면서, 건물의 한 층 높이만큼 대지를 올려서 조성했다. 지하에 대형 주차장을 건립하고 교정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드는 최근의 추세를 잘 반영하고 있다. 

종합복지관에서 농구장과 대운동장 사이로 난 통로는 규칙적으로 줄지어선 기둥들로 인해 색다른 느낌을 받는다. 길 하나에까지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했다고 여겼는데, 학교측은 “미적 요소보다는 기능적 요소가 더 많다”는 설명이다.

알고 보니, 이 기둥들은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하는 매연을 외부로 배출하는 ‘배기타워’ 역할을 하고 있었다. 대운동장의 스탠드도 기능적이다. 스탠드 사이사이를 떨어뜨려 놔 그곳으로 지하주차장까지 빛이 통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계단 하나에도 조형미가 넘쳐난다. 사진은 종합복지관 계단 ▶

국민대 교정에서 100m 쯤 올라가다 보면, 교상 ‘용두리’를 만날 수 있다. 시원한 분수를 뿜어내고 있는 용두리 상 양 옆에는 ‘성곡동산’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올라가 보니 한적한 간이 공원이다. 김선미(사회학과4)씨는 “가끔 먹을 것을 가지고 올라가 보면 소풍 나온 느낌이 든다”며 “학생들이 소모임을 갖거나 야외수업을 진행할 때 애용된다”고 소개했다.

공간 활용도 높이면서 학생 배려

성곡동산을 내려와 동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국제교육관(이하 국제관)과 만난다. 국제관은 국민대 캠퍼스의 디자인적 요소가 모두 결집된 건물이다. 대부분의 대학이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각 건물을 촘촘히 쓰고 있지만, 국민대 국제관은 5층의 모든 공간을 여백으로 비워뒀다. 학생들은 이를 ‘테라스’라고 부르고 있지만, 건축학 용어로는 ‘피로티’라고 한다. 피로티란 건물을 지탱할 수 있는 기둥만을 설치하고 나머지 공간을 개방시킨 구조를 뜻한다.

국제관 피로티는 학생들에게 휴식공간으로 인기가 많다. 피로티에 설치된 의자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며 5층 높이에서 북악산을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영(경영학부3)씨는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국제관 5층”이라며 “특히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고, 경관도 좋아 강의가 없을 때는 그곳에서 자주 휴식을 취한다”고 말했다.

이 피로티는 디자인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민대 캠퍼스는 전체적으로 대지의 고·저 차가 크다. 특히 국제관이 있는 터와 본부 건물 앞 광장의 고·저 차는 무려 건물 5층 높이에 해당한다.
◀국민대 국제관은 디자인적 요소가 결집된 대표적 건물이다. 5층에 여백을 둔 국제관 5층과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진 콘서트홀.
캠퍼스의 총 부지면적은 18만 3957㎡(5만5000여평)이지만, 가용면적은 16만 5000m²(5만평) 정도이기 때문에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제관을 건립했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학교 관계자는 “좁은 캠퍼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일반적으로는 건축이 불가능한 경사면을 이용해 국제관을 세웠다”며 “이후 운동장과 본관 사이의 공간적 분절을 막기 위해 피로티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저 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지는 지점에 국제관을 세우고, 본관 쪽과 대운동장 쪽의 ‘분절감’을 해소하기 위해 ‘피로티’란 공간을 두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인지 국제관은 지난 2000년 제 11회 환경문화상 대상을 수상했다. 두개 동으로 나눠져 있는 국제관을 서로 연결해 주는 ‘오버 브리지(구름다리)’도 시선을 끌지만 국제교육관과 연결되는, 21m 높이의 콘서트홀은 대학 건물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개성적이다. 

북한산의 쾌적한 자연환경 제공
 
유리로 만든 ‘루빅큐브’를 연상시키는 콘서트홀은 피사의 사탑처럼 대운동장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국민대엔 채광과 통풍에 신경을 쓴 건물이 많다. 사진은 종합복지관 내부 아트리움.  
한쪽으로 경사를 둔 설계는 원래 기능적 목적을 담고 있다. 지붕에 물이 차지 않고 흘러내리게 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고, 이용자의 ‘조망권’에도 신경을 썼다. 건물이 위로만 향하면 하늘만 보이지만, 기울어진 상태에서는 학교 앞 풍경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대 캠퍼스 곳곳은 이처럼 디자인적 요소가 가미돼 있다. 특히 쾌적한 환경을 위해 채광과 통풍에 신경을 쓴 흔적들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예술대학·대극장·아트갤러리·종합예술대학원 등이 들어선 국민대 예술관도 지하 3층, 지상 5층의 높이를 갖추고 있지만, 자연채광에 문제가 없다. 긴 'ㅁ'자 형태로 지어진 건물 가운데 ‘아트리움’을 두어 빛이 지하까지 들어오도록 설계했다. 

캠퍼스가 북한산 지류에 조성됐기 때문에 수려한 자연경관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이다. 중앙도서관 앞에서 만난 한 학생은 “공부하다 지쳤을 때 가끔 도서관 뒤편을 찾는다”며 “가재가 살 정도로 깨끗한 계곡 물이 흐르고 있어 마음이 충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대 캠퍼스가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보다 학생들에 대한 배려에서 찾을 수 있다. 비교적 좁은 면적을 활용하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면서도, 학생들의 휴식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국민대 캠퍼스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조각 작품▶  
국제교육관 5층을 여백으로 남겨둔 점도 그렇지만, 종합복지관 하층부와 상층부 사이의 여백을 공원으로 꾸민 점도 평가받을 만하다. 학교측은 이곳에 북악산을 바라볼 수 있는 벤치를 설치하고, 그 앞을 정원으로 꾸몄다. 지상으로부터 20m 올라간 곳에 테라스 형태로 공원을 꾸며놨기 때문에 학생들은 이곳을 ‘하늘공원’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하늘공원 벤치에 앉아있으면 공중에 붕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김지은(비지니스IT전공 4)씨는 “하늘공원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국제교육관 5층을 가장 좋아했는데, 하늘공원이 생긴 후론 좋아하는 곳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8-05-06 오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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