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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U사업은 졸속', 우려 확산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육성사업(이하 WCU사업)’이 이명박 정부의 첫 번째 대학재정지원사업임에도 불구, 대학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이번 달 말에 WCU 사업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사업에 대한 대학들의 우려와 이의제기가 끊이지를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 이에 따라 WCU 사업이 당초 취지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교과부가 지금이라도 대학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 문제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WCU사업은 올해부터 2012년까지 총 8250억원이 투자되는 사업으로 성장잠재력이 높은 해외학자 확보를 통해 국내 대학을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취지. 교과부는 지난 1일 WCU사업계획안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7일에는 공청회를 통해 구체적인 심사항목도 공개했다.

교과부는 설명회 및 공청회를 통해 사업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대학들의 우려와 이의제기는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이화여대 교육문화관에서 열린 WCU사업 공청회에 참석한 교수 및 대학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사업의 실효성 및 타당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아주대 한 교수는 “개인적으로 아는 미국인 교수에게 연락하고 사업취지와 조건을 설명했는데 (미국인 교수가) 그 조건으로 우수한 사람을 유치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면서 “싱가포르 등과 경쟁이 안 된다고도 말했다”고 밝혔다.

포스텍 한 교수는 “대학에서 한, 두 개 사업을 따낸다고 기대한대로 세계 수준의 대학이라는 성과에 도달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사업이) 대학 전체에 임팩트를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사항목·사업선정분야 등 사업 세부내용에 대한 대학들의 지적도 잇따랐다.

한 대학 교수는 “학교 전체에 대해 평가지표를 적용하면 개별 교수나 학과 능력은 출중한데 학교 전체 능력 때문에 기회를 잃는 경우도 있다”며 “구체적인 기준을 정해서 행정낭비나 국가 신뢰도를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지방대 관계자 역시 “국내 TOP 대학을 대상으로 평가지표를 만들면 지방대의 경우 평가지수가 낮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여러 대학이 참여해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주대 한 교수는 “신전공분야는 이미 대학들이 전공이나 대학원 협동과정 또는 융합과정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아주대도 올해 초부터 대학원 과정에서 금융공학협동과정을 신설했는데 이미 있는 분야라고 해서 지원을 못하게 하면 선도적인 움직임을 해온 대학들에게는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WCU사업이 사업 시작 전부터 대학들의 반발에 부딪히는 것은 교과부가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역대 정부처럼 일방적 행보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대학관계자들은 교과부가 대학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건국대 한 교수는 “사업취지는 대단한데 세세한 걸 보면 제한조건이 많은 것 같다”며 “인터넷을 통해 토론하고 볼 수 있도록 해서 (사업공고 때) 합의된 내용, 완벽한 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측은 사업 특성상 모든 대학에 사업 혜택을 줄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 대학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오는 13일 경부터 1주일 동안 인터넷 토론방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과부가 인터넷 토론방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해도 대학들의 문제제기가 확산된 뒤에야 뒤늦게 의견 수렴에 나선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주호 교과부 학술연구진흥과장은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되기 위한 과제이기 때문에 연구나 인프라 여건이 있어야 된다. WCU 사업을 통해 전국 모든 대학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하고 운영될 수 없다고 본다”면서 “인터넷 토론방을 운영해 (나온 의견은) 최종 사업안 확정 및 공고 때 최대한 반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08-05-13 오전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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