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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백헌 칼럼
송백헌의 어원산책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송백헌 칼럼]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호주머니
호주머니란 조끼, 저고리, 바지 따위의 어느 한 부분에 헝겊을 덧대어 꿰매어서 물건을 넣도록 만든 주머니를 말하는데 ‘호(胡)+주(쥐)[握]+ㅁ+어니’로 구성되어 있다.

본래 주머니란 옛날에 물품을 넣고 아가리를 졸라매어 차게 만든 것이었다. 그러기에 우리 고유의 옷에는 주머니를 직접 붙이지 않고 옷에다 차고 다녔다. 그러던 것이 후에 그 주머니를 옷에 달아 만들게 되면서 호주머니라고 하였다. 이 호주머니의 ‘호’는 ‘북방계통의 중국옷을 본 따서 덧기운 주머니를 ‘호주머니’라고 하게 되었다. 따라서 ‘호’는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한자말로 된 접두사이다.

이처럼 중국에서 건너오거나 유래되었다는 의미로 ‘호(胡)’자가 붙은 말로 호도, 호떡, 호밀, 호박 등 그 수가 의외로 많다.

이와는 달리 조선 말기에 양복에 다는 주머니를 ‘개화주머니’라고 하였다. 개화주머니란 옛날에 입던 조선 저고리에가 아니라 현대식으로 개화된 양복에다 단 주머니란 말이다. 이 호주머니를 황해도나 충청도 일부 방언에서는 ‘개화’ 또는 ‘개와’라고 하는데 이것은 개화주머니란 말이 준 것이다.

그 밖에 평안도 지방에서는 옆에 차는 것이라 하여 ‘옆차개’, ‘옆주머니’라 하여 ‘옆낭’이라 하고, 개성지방에서는 겉에 있는 주머니라 하여 ‘겉낭’이라 한다. 또 황해도 지방에서는 갑처럼 생긴 집이라 하여 ‘갑집’, 갑처럼 된 것을 찬다고 하여 ‘갑차개’, ‘갭차개’라고 한다. 함경도에서는 호주머니를 ‘거르만’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노서아어 ‘까르만’에서 들어온 말이다.

우리가 현재 많이 쓰는 ‘포게트’란 말은 영어 pocket에서 온 말이다. ‘지갑’, ‘지박’은 돈주머니란 말이고 ‘흥복’은 홑주머니란 뜻이다.(김민수 편 <우리말 어원사전> 태학사 참조)
송백헌 칼럼 | 입력 : 08-05-19 오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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