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출신·5년내 3회 제한은 위헌”
변호사시험법 자격·횟수 제한 위헌 논란
법무부가 공개한 변호사시험법 제정안 대해 대학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로스쿨 출신자에게만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주고, 예비시험을 도입하지 않은 것은 위헌적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다. 아울러 ‘5년내 3회’ 응시 제한도 기본권 침해 요소를 갖고 있으며, 고시낭인 방지를 위한 인위적 해결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3일 공개된 변호사시험법 제정안에 따르면, 법무부는 변호사시험에 대한 응시자격을 로스쿨 출신자로, 응시 회수를 ‘5년내 3회’로 제안했다. 사법시험의 경우 응시에 제한이 없었던 반면, 변호사시험은 반드시 로스쿨을 수료해야 하고 재학 중 시험 응시도 불가능하다.
로스쿨을 수료한 사람도 5년 안에 3회까지만 변호사 시험을 볼 수 있다. 만약 기한 내에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비싼 로스쿨 학비를 내고도 법조인의 꿈을 이룰 수 없다. 아울러 일본의 경우 로스쿨에 입학하지 않아도 이른바 ‘예비시험’에 합격하면 로스쿨 수료자와 같은 지위를 부여하고 있지만, 법무부는 기존 사시와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 이를 도입하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23일 “법무부가 로스쿨 총 입학정원도 폐지하지 않고 예비시험 제도도 도입하지 않았다”며 “일반 국민이 변호사나 판·검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줄어 직업선택의 자유와 공무담임권이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로스쿨 비대위도 27일 긴급회의를 갖고 변호사시험법의 문제점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또 예비시험제도를 도입해 총 합격자의 10%는 예비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배출될 수 있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대학가에도 비판 목소리가 높다. 이욱한 숙명여대 법대학장은 “로스쿨에 진학 할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일본의 경우 보완제로 예비시험을 두는 것”이라며 “로스쿨 출신에게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두는 것은 로스쿨 제도 정착을 명분으로 기획균등의 원칙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성재 공주대 법학과 교수도 “로스쿨을 나오지 않았다고 변호인이 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립대 교수도 “로스쿨 간 사람이 아니면 법학교육을 받아도 법조인이 될 수 없다는 건 헌법에도 맞지 않는다”며 예비시험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로스쿨 비대위 이창수 상임집행위원장은 “법무부가 내놓은 변호사시험법은 기존 사법시험 시스템과 같다”며 “특히 응시 횟수 제한을 두는 것은 고시낭인을 줄이기 위한 인위적 방편”이라고 지적했다. 로스쿨 입학생의 80%를 변호사 시험 합격률로 설정한다고 해도, 졸업생 배출 2년차에 접어들면 불합격자가 800명에 달하게 된다. 법무부의 ‘5년내 3회’ 제한은 어차피 배출될 고시낭인 문제를 횟수 제한을 둬서라도 없애겠다는 발상이란 지적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대 교수는 “사법시험은 누구든지 응시 횟수 제한 없이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응시제한을 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변호사시험 법안에선 로스쿨 출신자로 응시 자격제한을 두면서도 응시횟수까지 제한해 ‘이중 제한’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현재 일본과 독일, 미국의 19개 주에서 응시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며 “독일은 1989년 연방헌법재판소가 응시 횟수 제한은 헌법상의 기본권 침해가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사법시험 체제 하에서도 응시횟수에 제한을 뒀다가 위헌판결을 받은 바 있어 향후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996년 개정된 사법시험령도 응시 횟수를 제한하는 조항을 신설했으나, 2000년 사시준비생들이 이에 대한 헌법소원과 ‘횟수제한 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헌법재판소가 이를 받아들인 적이 있다. 법무부는 결국 2001년 사법시험법을 신설하면서 횟수 제한 조항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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