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대 입학부서장을 맡고 있는 켈리 월터. 월터 부서장의 직책은 국내 대학으로 치면 입학처장에 해당된다. 월터 부서장은 올해로 27년 째 입학사정관으로 일하고 있다.
‘학교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입학사정관제도의 관건이자 공정성의 척도라고 월터 부서장은 강조한다.
최근 글로웍스 주최로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미국 대학 입학설명회에 참석한 월터 부서장을 만나봤다.
-미국의 입학사정관 전형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보스턴대의 경우 1년에 3만8000통의 지원서가 접수된다. (하위 직급의) 입학사정관들이 지원자 가운데 50%를 선별해 추천하면 시니어 스텝(상위 직급의 입학사정관)들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입학사정관들은 각자의 전문성을 갖고 있어서 전문성을 통해 (합격대상을) 선별한다. 3만8000통의 원서는 입학사정관들에 의해 한 번씩은 읽힌다고 보면 된다. 입학사정은 1월부터 3월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데 이때는 24시간 일한다고 할 정도로 바쁘다.”
-선발 기준은.
“입학전형은 거의 서류심사로 이뤄진다. 지원자 수가 많아서 인터뷰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을 잘 아는 사람들이 써준 추천서와 학생들 스스로 작성한 에세이로 인터뷰를 대체한다.”
-입학사정관이 합격자를 결정한 뒤에도 다른 검토 절차가 있나.
“입학은 입학부서에서 모두 이뤄지고 학교의 다른 교직원이 관여하지 않는다. 단 연극·음악·미술 분야처럼 오디션을 봐야 하는 특별한 경우에는 해당 교수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선발된 학생들의 신상정보는 공개하나. 공개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인가.
“보통 미국 대학들은 공개를 한다. 그러나 프라이버시 때문에 개별로 신상정보를 공개하지는 않는다. GPA·에세이·성비·인종·국적 등 유형별로 구분해 비율을 공개한다. 합격자들의 다양성을 학교에서 권장하기 때문에 특정 출신에 치우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입학사정관들의 주요 경력은.
“교사·대학 직원·회사원·상담사 등 매우 다양하다. 입학사정관 채용 시 다양성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입학사정관들이 다양해야 다양한 관점에서 학생들을 이해하고 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입학사정관 제도에 대한 공정성 논란은 있지 않나.
“공정성이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는 공정하다고 생각하지만 외부에서 볼 때에는 불공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면에서 공정성 논란이 일어나는 것이다. 또한 매년 총장이나 경영진의 결정이 입학 선발 기준을 바꾸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올해에는 외국 학생 선발 비율을 7.4%에서 10%로 늘려야 한다는 결정이 나오면 선발 기준이 그렇게 바뀐다. 입학사정관도 사람이라 주관적일 수 있지만 ‘이 정도는 돼야 입학할 수 있다’는 변하지 않는 기준은 갖고 있다. 결국 (지원자가) 얼마나 보스턴대와 적합한가가 관건이고 이것이 공정성을 판단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보스턴대의 경우 공정성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보스턴대에서는 입학사정관들이 청탁에 의해 합격자를 선발한다거나 하는 일이 발생한 적은 없다. 보스턴대는 입학사정관들이 처음에 공정하게 입학사정을 하겠다는 서명을 한다. 만일 규칙을 어겼을 시에는 해고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한국 대학들을 위해 조언한다면.
“입학사정관의 지위와 책임에 대해 조언하고 싶다. 우선 입학사정관은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정말 학생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입학사정관은 학교를 대표한다는 의미에서 전략과 기획력, 비전이 있어야 한다. 총장이나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지도 필요하다. 입학사정관이 자기와 같이 일하는 사람을 선발할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에게 인사권을 보장해줘야 하고 예산 지원도 해줘야 한다.”
-입학사정관들의 신분 보장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렇다. 미국에서 입학사정관은 의사·변호사처럼 전문직이다. 서류심사에 필요해서 그 때에만 계약직으로 고용되는 것이 아니고 직업으로 인정된다. 왜냐하면 입학사정관들은 서류심사만 하는 게 아니고 미래에 입학하는 학생들을 유치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보스턴대의 입학사정관들은 입학 시즌이 아닐 때에는 미국 50개 주를 돌면서 보스턴대를 소개하고 보스턴대의 지명도를 높이는 일을 한다. 학교 측에서 볼 때 입학부서는 학생들을 불러 모으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입학사정관으로 일하면서 무엇이 가장 힘든가.
“교육을,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입학사정관이란 직업을 선택했다. 지원자들은 모두 유능한 인재들인데 모두에게 해당되는 자리가 없다는 것이 입학사정관으로서 가장 힘들다. 어떤 학생들에게는 쓴 잔을 마시게 해야 한다는 게 딜레마다.”